2개월보름 동안 볼을 거의 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웬만한 골퍼들은 스윙이나 샷감각을 찾는 데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그런데 '골프 황제'는 달랐다.

"두 번째 홀 페어웨이에 나설 때쯤 샷감이 왔다"는 그의 말처럼 타이거 우즈(32ㆍ미국)는 금세 한창 시즌 때의 모습을 되찾았다.

우즈가 주최하고,남자골프 톱랭커 16명이 참가한 미국PGA투어 비공식대회 '타깃월드챌린지'(총상금 575만달러).미국 캘리포니아주 셔우드CC(파72)에서 14일(한국시간) 열린 대회 첫날 우즈는 17번홀까지 5언더파로 단독 1위를 달렸으나 18번홀(파4)에서 '더블 보기'를 하는 바람에 공동 2위를 기록했다.

18번홀에서 어프로치샷이 당겨지며 물에 들어간 뒤 '4온2퍼트'로 홀아웃,단독 1위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

지난 10월1일 프레지던츠컵 이후 줄곧 휴식을 취해왔던 우즈는 10주4일 만에 공식대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도 17번홀까지 보기 없이 버디만 5개 잡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후반 두 개의 파5홀에서 버디를 추가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지만,오랜 공백 끝의 첫날 성적치고는 나무랄데 없는 스코어다.

우즈는 1999년 시작된 이 대회에 지난해까지 여덟 차례 모두 출전해 세 번이나 우승컵을 안았다.

우즈는 "모처럼 나선 실전치고는 잘했는데 마무리가 좀 황당하다"면서도 "대개 오랫동안 쉬고 나면 경기 감각을 되찾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오늘은 1,2번홀을 지나면서 완벽하게 살아났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선두는 4언더파 68타를 친 짐 퓨릭(미국).잭 존슨(미국),로리 사바티니(남아공),헨릭 스텐손(스웨덴) 등 3명이 우즈와 함께 1타차로 그 뒤를 이었다.

마크 캘커베키아(미국)와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은 1언더파 71타로 선두권을 추격했고,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는 8오버파 80타의 부진한 성적으로 최하위로 처졌다.

이번 대회 우승상금은 135만달러이고,맨 꼴찌를 해도 17만달러(약 1억5700만원)를 받는다.

16명의 선수들은 커트오프 없이 나흘 동안 경기를 벌인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