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교육 직장생활10년 좌우 … 용접ㆍ실미도 훈련 등 현장체험 이겨내야

'입사'는 모든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시발점이다.특히 신입사원 교육은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직장 새내기들의 향후 운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학생의 '물'을 빼고 직장인으로 환골탈퇴하는 계기가 될 뿐 아니라 이때 받은 평가는 한동안 꼬리표처럼 따라 붙어서다.

때문에 현장중심형으로 바뀌고 있는 기업의 신입사원 교육 트렌드를 주시할 필요가있다.

◆'현장중심형' 신입사원 교육 뜬다

우수 인재 선발을 위한 채용이 '옥석 고르기'라면 신입사원의 교육훈련은 원석을 보석으로 바꾸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공장이나 해외 등 외부 현장에서 신입사원 교육을 실시하는 등 다양한 '현장중심형' 신입사원 교육을 진행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

올 하반기 공채를 끝낸 현대중공업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1주일간 사내 기술교육원에서 용접,철판 절단 등의 작업을 직접 체험하는 '장인혼(匠人魂)교육'을 실시했다.

현대ㆍ기아차 그룹은 현장에서 이뤄지는 '스킨십 경영'을 신입사원 교육프로그램의 핵심으로 정했다.

2주간 실제 자동차 생산 라인에 투입돼 생산공정을 부분적으로 경험함으로써 현장의 분위기를 직접 느끼도록 하는 게 프로그램의 목표다.

현대제철,남양연구소,현대차 전주공장 등을 견학하며 현대차가 한국의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위상을 직접 느낄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STX그룹은 올 하반기 공채 신입사원 650여명의 경우,내년 1월 크루즈를 타고 중국 주요 도시를 방문하는 해외 연수 프로그램인 '해신 챌린저'를 떠난다.

신상진 STX 인력개발실 실장은 "글로벌 마인드를 조기 함양하고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창의적인 멀티플레이로 육성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해신 챌린저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신입사원 교육 기간을 1년으로 대폭 늘렸다.

10개월간 현업부서에서 '육성 교육'을 가진 후 실질적인 업무능력 향상을 위해 현업부서에서 1개월간 연구개발(R&D),마케팅 등 해당분야 직무교육을 받게 된다.

현업과 밀접한 주제를 6시그마 프로젝트로 채택해 교육 중 수행함으로써 일을 하면서 즉시 학습이 될 수 있도록 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교육을 마칠 무렵에는 신입사원들이 6시그마 그린벨트(GB)를 취득할 수 있다.

교육 성과가 우수한 상위 30% 신입사원들의 경우 '영 탤런트 (Young Talent)'로 선발해 해외사업 체험 기회도 제공한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지난 6월 신입사원들이 조를 나눠 해외법인이나 지사 등이 있는 국가를 방문한 후 현지 기업의 현황이나 전략 등을 보고하는 프로그램을 실시했다.현대건설은 지난해부터 해외 현장 OJT를 부활시켜 토목,건축 분야에서 근무할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중동 등 해외 공사 현장에서 1개월간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삼양사도 약 1주일 정도 싱가포르,베트남 등지에서 해외 현장 OJT를 실시하고 있다. 해외 현장 OJT에 앞서 조를 편성한 뒤 조별 '사전 목표 설정'을 계획해 차후 보고서를 제출토록 하고 있다.

◆극기훈련,사회봉사 활동도 인기

극기훈련과 같이 신입사원의 패기를 북돋우려는 연수 프로그램들도 눈길을 끈다.

부산은행은 올 하반기 신입행원 연수에서 70㎞ 거리를 완주하는 야간행군을 실시했다.

전형욱 부산은행 인사부 부부장은 "은행 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현실을 감안해 인내와 끈기를 심어주기 위해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도 지난 8월 신입행원 연수 중 기흥연수원에서 서울 을지로 본점에 이르는 약 40㎞를 행군했다.

이외에도 삼성석유화학은 올초 1500㎞를 도보,자전거,인라인스케이트 등으로 순례했고 국토대장정도 검토하고 있다.대우캐피탈도 실미도 훈련장에서 2박3일간의 해병대식 극기훈련을 마쳤다.

봉사활동을 신입사원 교육에 도입한 기업들도 적지 않다. 쌍용건설 신입사원 31명은 지난 7월 1박2일간 경기도 양주의 주택 건설 현장에서 어려운 사람들의 집을 지어주는 봉사활동인 '해비타트'에 참여했다.현대오일뱅크도 지난 8월 종로구의 서울노인복지센터를 방문해 신입사원들이 직접 봉사활동에 나섰고 SK는 신입사원 교육 기간 중 반드시 하루를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도록 의무화 하고 있다.

대한항공 신입사원 183명은 3개 팀으로 나눠 요양원 등에서 독거노인 봉사활동 등을 진행했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신입사원에게 기업 고유의 색깔과 경쟁력을 심어주기 위한 각 기업들이 노력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며 "신입사원이 곧 기업의 미래인 만큼 이에 대한 투자도 크게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