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총리로 내정된 왕치산 전 베이징시장이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장을 겸임하게 될 것이라고 홍콩 밍바오가 1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위해 부총리가 인민은행장을 겸임하던 관례를 없앤 지 10년 만에 과거로 되돌아가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는 거시경제 정책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993∼97년 당시 부총리로 '경제 차르'로 불렸던 주룽지 전 총리가 인민은행장을 겸임,과감한 긴축 정책을 지휘했었다.

왕치산은 야오이린 전 부총리의 사위로 권력층 자제의 집단을 일컫는 '태자당(太子黨)' 출신이다.

그는 인민은행 부행장과 건설은행장,국제금융공사 이사장을 지낸 금융통이다.

특히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이를 해결한다고 해서 소방대원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그는 1998년 광둥성 상무부성장으로 재직할 때 파산신청을 한 광신공사 문제를 매끄럽게 해결,중국을 경제위기에 빠질 뻔한 위험에서 구했다.

사스(급성호흡기증후군)가 발발한 2003년에는 베이징시장을 맡으면서 생명의 위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사스를 해결하기 위해 발로 뛰었다.

왕 시장은 시민 수만 명을 격리시키고 사스 전용 병동을 대폭 늘리는 등 사스 진압에 나섰다.

그는 칭화대 교수 집안에서 출생해 문화혁명 당시 산시성 옌안으로 하방(下方ㆍ지식인의 노동교육)됐다.

그곳에서 야오이린 전 부총리의 딸을 만나 결혼했다.

공산당원도 아니었던 그가 베이징시장을 거쳐 정치국원에 이를 수 있었던 것은 전 부총리이자 장인인 야오이린의 후광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이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