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는 한국에 낸 점포 227개중 151개를 서울에 포진시켰어요.

반면 충청도에는 달랑 2개뿐입니다.

'점심식사 만큼 비싼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사람들이 어디에 몰려있는지 찾은 뒤 여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 거예요.

종합상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잘되는 사업,잘되는 지역에 온 힘을 쏟아야지,'돈 될 만한 일은 뭐든 다 한다'는 옛날의 상사맨식 사고로는 죽도 밥도 안됩니다."

국내 5대 종합상사 중 마지막 남은 '워크아웃 기업'인 현대종합상사가 '스타벅스식 성장전략'을 앞세워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올 3분기까지 매출(1조2059억원)과 영업이익(169억원)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45%,18% 늘어난 데 힘입어 내년 매출 및 영업이익 목표도 올해보다 20~30%가량 늘려잡았다.

최근에는 자체 신용만으로 해외은행으로부터 저금리로 9000만달러를 차입하는 데 성공하는 등 대외신인도도 워크아웃 이전 상태로 회복됐다.

노영돈 사장은 더 나아가 "2012년엔 순이익 1000억원 시대를 열겠다"고 자신했다.

14일 서울 신문로 집무실에서 만난 그는 현대종합상사의 부활 비결에 대해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한 뒤 여기에 인력과 돈을 '집중'투입한 게 하나둘씩 효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3월 취임하면서 '영업'에 포커스를 맞추고 최고 영업맨들을 전방에 배치했습니다.

지역적으로는 러시아 두바이 베트남 등 '뜨는' 곳을 집중적으로 키웠지요.

태양광처럼 너도나도 뛰어드는 사업에 눈 돌리지 않고,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분야인 무역,자원개발,조선 등 3대 축에만 집중했죠."

적절한 성과보상도 한몫했다.

노 사장은 취임 후 매달 우수한 실적을 낸 영업직원에게 그 자리에서 최대 현금 50만원씩을 주는 '즉석 인센티브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또 해외영업의 주인공은 주재원이 아닌 현지 채용인이라고 판단해 그들의 급여를 최대 80%까지 올려줬다.

덕분에 올들어 해외에서 들어오는 거래문의가 작년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노 사장은 "무역부문은 3국간 거래를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중국 칭다오 조선소와 해외 자원개발사업도 2010~2011년부터 확실한 효자 노릇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내년부터 현대종합상사의 해외 네트워크와 브랜드 파워를 활용해 국내 중소 IT 기업들의 제품에 '현대' 이름을 달아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