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후보직을 걸고 문국현 창조한국당,이인제 민주당,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에게 연정을 매개로 한 후보 단일화를 제의하고 나서 주목된다.

단일화 대상으로 거론된 세 후보는 일단 유보적이거나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성사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 후보는 지난 13일 밤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정치검찰 조작수사 시민규탄대회'에 참석해 "대통령 후보 자리가 아니라 어떤 것이라도 내놓을 수 있다"며 단일화 논의를 촉구했다.

그는 특히 세 후보를 향해 "대통령만 원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라고 반문하며 공동정부 구성을 위한 단일화를 강조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 측 김갑수 대변인은 14일 "(단일화 논의 가능성이) 100% 닫힌 건 아니다"면서도 "정 후보의 발언은 국민 요구에 대한 충정을 밝힌 원칙적 발언으로 본다"고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는 "같은 뿌리인데 무슨 연정이냐.정신나간 소리다"며 "연정 제의는 편법이고,민주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흔들기 위한 것"이라고 연정 제안을 일축했다.

권 후보 측 박용진 대변인은 "왜 자꾸 맞지도 않는 사람끼리 합치자 하느냐"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대선이 끝난 뒤 범여권 후보들의 입지를 감안할 때 단일화의 길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볼 수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대선 성적표에 따라 대선 후 제기될 책임론과 범여권의 주도권 경쟁 양상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