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조선 등 중국 관련주가 중국발 악재에 휘청이고 있다.

지난 13일 중국의 11월 산업생산이 올 들어 가장 낮게 나오면서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기 때문이다.

14일 현대중공업과 포스코는 각각 4.02%,3.77% 떨어지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대우조선해양(-2.81%) 현대제철(-1.03%) 동국제강(-0.39%) 등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화학과 기계업종은 나름대로 보합권에서 선방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외 증권사가 중국관련주에 대해 극명히 엇갈린 전망을 내놔 주목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중국 관련주가 내년에도 승승장구할 것이라고 내다본 반면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은 주도권을 뺏길 것으로 예상했다.

불투명한 시장 만큼이나 주도주 전망도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차이나 플레이는 유효하다

한국투자증권은 내년에도 중국이 투자 중심의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 증권사 김학균 연구위원은 "중국 정책당국이 긴축정책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으나 중국의 투자붐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지난 3분기 기준 명목성장률이 16%인 반면 대출 금리는 7.3% 수준에 머물고 있어 현재의 긴축 강도로는 투자를 억제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중국 기업의 투자가 차입이 아닌 보유 현금에 의해 이뤄지고 있어 대출을 막아도 투자 열기가 꺾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내년에도 중국 투자증가율은 정부 억제치인 20%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 수혜주는 올해처럼 조선 철강과 같은 투자 관련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중국 소비의 성장 잠재력이 크긴 하지만 이와 관련된 국내 증시의 수혜주는 일부 개별주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중국의 11월 산업생산이 기대엔 못 미쳤으나 중국 산업생산이 둔화되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며 "내년 중국 경제를 보고 조정 때마다 사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도주 변화에 대비하라

외국계 CS증권은 중국 관련주를 떠날 것을 주문했다.

윤석 CS증권 조사부 전무는 "중국 역시 세계 경기침체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내년 중국 성장률에 대한 전망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성장 기조는 변함이 없을 것이지만 기대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중국 증시도 나홀로 달릴 수는 없을 것"이라며 "국내 중국 관련주들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올 들어 중국 관련주들이 많이 오른데다 세계 경제 성장의 영향을 직접 받는다는 점에서 낙폭이 예상보다 커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중국 관련 자본재와 건설주 조선주에 대해 차익을 실현하고 경기방어주나 내수관련주로 갈아탈 것을 권했다.

유망종목으로 은행주와 내수주,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일부 정보기술(IT)주를 추천했다.

현대증권도 CS증권의 전망을 거들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나온 중국의 11월 고정자산투자증가율이나 산업생산 등에서 미약하지만 긴축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주도주 논란이 일고 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IT나 소비 관련주가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