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환율이 상승하면서 지난달 수입물가가 9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수입물가는 시차를 두고 생산자물가 및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내년 초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11월 중 수출입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는 작년 동월 대비 18.8% 폭등했다.

이는 외환위기 후 환율이 치솟으며 수입물가가 급등했던 1998년 10월(25.6%) 이후 9년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수입물가는 전달에 비해서도 5.1% 올라 1999년 8월(5.6%)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수입물가가 이처럼 급등한 것은 원자재(전월 대비 5.6% 상승) 가격이 원유(12.3%),나프타(11.7%) 등 관련 품목들의 상승으로 큰 폭으로 오른 데다 자본재(1.9%)와 소비재(1.5%)도 환율상승과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반영해 오름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지난달 두바이유 도입가격은 배럴당 86.85달러로 10월의 배럴당 77.23달러보다 10달러가량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들이 그동안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생산품 가격에 반영하지 않았으나 물가상승이 장기간 계속되면서 더는 견디지 못하고 차츰 반영하기 시작했다"며 "생산자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내년 초에는 소비자물가도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수출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8.7%,전월 대비 3.0% 올랐다.

전월 대비 기준으로는 2004년 5월(3.1%) 이후 3년6개월 만에 가장 상승폭이 큰 것이다.

원유값 상승과 원화약세가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