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충남 태안 안면도 백사장해수욕장에서 꽃지해수욕장에 이르는 해안에는 직경 2~4㎝ 크기의 타르볼이 마치 '검은 수제비'처럼 둥둥 떠 다녀 기름유출에 따른 2차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또 안면도의 다른 연안과 보령 해상에서도 기름띠가 발견돼 피해지역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방제당국은 방제인력과 장비를 이곳으로 이동,피해확산 방지에 주력하고 있다.

◆여름 타르볼 녹아 2차 피해 우려

해경 방제대책본부가 이날 항공순찰을 통해 확인한 결과,안면도에서 서쪽으로 27㎞ 떨어진 토도 인근 해상에 퍼져있던 타르볼이 바다 밑에 가라앉아 있다가 조류를 타고 안면도 해안으로 밀려든 것으로 관찰됐다.

주민들도 이날 오전부터 밧게해수욕장 등 안면도 해변 곳곳에서 직경 2∼4㎝ 크기의 타르볼을 발견하고 어선 등을 동원해 긴급 수거에 나섰다.

이날 발견된 타르볼은 손에 묻어나지 않을 정도로 굳은 형태로 바다 밑에 잠복하고 있다가 해변으로 밀려오면서 떠오른 것이라고 방제당국은 설명했다.

방제당국은 해수면이 만조에 이르면 타르볼이 안면도 해안으로 더 많이 밀려들 것으로 보고 이동용 유회수기(34대)를 이용해 기름띠와 타르볼 제거에 나섰다.

2002년 스페인 해안에서 발생한 프레스티지호 기름유출 사고 때도 사고발생지점에서 멀리 떨어진 프랑스 대서양 해변까지 타르볼이 밀려가 피해를 주기도 했다.

타르볼은 상대적으로 수거하기 쉽지만 모랫속에 묻힐 경우 장기적으로 생태계에 피해를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름철 기온이 높아지면 모랫속 타르볼이 녹아 해안을 오염시킬 수도 있다.

태안반도를 넘어 보령 앞바다의 삽시도 원산도 등도 피해권역으로 노출됐다.

안면도에서 서쪽으로 10여㎞ 떨어진 외파수도 부근까지 번졌던 기름띠 일부가 이날 오전 보령시 오천면 호도와 삽시도 해상까지 밀려들며 반경 1㎞가량의 기름띠를 형성했다.

방제당국은 이날 경비정 55척 등 254척의 함선과 항공기 16대,방제인력 2만5000여명(민ㆍ관ㆍ군)을 동원하는 등 2차 오염을 저지하기 위한 총동원령을 내렸다.

또 바닷물이 천수만으로 흘러드는 길목인 안면도 연륙교 앞 해상에는 다섯 겹의 오일펜스를 둘러쳤다.

◆고등어잡이에도 큰 타격

기름유출로 인한 해양 생태계 파괴가 어획고 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근해어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대형선망조합에 따르면 원유 유출사고가 난 충남 태안∼전북 군산 앞바다는 제주도 연근해 등과 함께 고등어가 많이 잡히는 곳으로 손꼽힌다.

실제 대형선망어선 29개 선단(1개 선단은 6척 정도)은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충남 태안∼전북 군산 앞바다에서 조업을 벌여 2만5977t의 어획고를 올렸다.

이 어획고는 지난해 연간 어획고(9만3600t)의 28%에 해당한다.

대형선망조합 관계자는 "기름띠가 경기도와 전북 쪽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서해안의 해양 생태계가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며 "해양오염 피해는 서서히 나타나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 5년간은 고등어 조업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징어를 주로 잡는 대형기선저인망조합도 한숨을 내쉬기는 마찬가지.서해에서 잡히는 오징어가 전체 어획량의 30%가량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