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로펌프 김연중 대표(50)는 요즘 회사에 '신바람'으로 활력이 넘친다고 강조했다.

올 3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추진해온 혁신활동이 하나둘 성과를 내면서 직원들 사이에 자신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윌로펌프는 독일의 세계적인 펌프 전문기업 윌로그룹이 100% 투자한 회사다.

김 대표는 ABB코리아 부사장 출신(20년 근무)으로 전력 분야 전문가다.

이런 김 대표가 윌로펌프에 둥지를 튼 것은 지난해 10월부터 미셸 라로시 전 윌로그룹 회장이 CEO를 맡은 이후 한국적 정서와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서 결속력이 흔들리자 김 대표를 영입한 것이다.

윌로그룹은 김 대표 영입을 위해 삼고초려를 했다.

김 대표의 일과는 매주 서울 영업본부와 김해 공장에 사흘씩 상주하면서 경영 전반에 대해 혁신활동을 펴는 것.특히 공장에서는 생산라인 개선 작업과 신제품 개발을 직접 진두지휘하며 밤 늦도록 손에 기름때를 묻히고 있다.

취임 이후 여태껏 한결같은 모습이다.

김 대표는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최고의 품질과 낮은 가격 조건을 맞춰야 한다"며 "영업 개선과 공장혁신 활동이 절대적"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본사에 3개의 직판영업팀을 신설해 그동안 치중해왔던 대리점 중심의 영업 외에 본사 차원의 영업 역량도 강화했다.

품목도 대리점에서 주로 취급해온 가정용 및 빌딩용 펌프 외에 플랜트 하수처리 등 산업용 펌프 등으로 확대했다.

영업 인력도 10여명을 충원하고 영업조직을 전진배치하는 등 영업력을 키웠다.

공장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기 위해 모든 경영지표를 매뉴얼화하고 실천했다.

그동안 인정거래를 해왔던 관행을 없애고 매출채권 및 재고를 줄이는 등 엄격한 기준에 의한 '잣대경영'을 했다.

김 대표의 이 같은 노력은 하나둘 결실로 나타났다.

대당 생산시간을 20~30% 단축하는 등의 효율 증대로 연간 생산량을 종전의 90만대에서 100만대 수준으로 높였다.

이는 투자 없이 생산라인 개선 등 혁신활동만을 통해서 얻은 결과다.

특히 이 회사는 지난 10월엔 세계 최대 용량의 부스터 시스템인 '퓨젠(PUZeN)'을 신제품으로 출시하고 본격 판매하기 시작했다.

아파트 등 고층 건물의 최상부까지 용수를 공급할 수 있는 이 제품은 최대 8대까지 범용 인버터를 장착할 수 있어 특정 인버터가 고장나더라도 용수 공급량에 변화없이 작동 가능하며 인터넷 및 휴대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시스템을 작동ㆍ제어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김 대표는 "퓨젠은 지난 3년간 고객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개발한 제품으로 또한번 초고층 빌딩의 급수 부스터 시스템 시장을 선도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현재 국내 펌프시장 1위에 멈추지 않고 앞으로 5년 이내에 매출액을 현재의 두 배로 키워 아시아시장 점유율 1위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비전을 세워놓고 있다.

김 대표는 "한국 윌로펌프는 윌로그룹으로부터 연구개발력 영업력 생산력 등을 인정받아 중국 인도 등 아시아지역을 총괄하는 헤드센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는 영업력을 강화하고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은 결과 국내외 판매 증가로 1200억원의 매출과 150억원의 영업이익 달성이 무난하다"고 밝혔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