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대 대통령선거일이 겨우 이틀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대선 정국은 마지막까지 난장판 그 자체다.

BBK수사검사 탄핵안과 '이명박 특검법안'처리를 둘러싸고 통합신당과 한나라당은 국회에서 격투기를 방불케 하는 폭력사태를 빚은 데 이어 며칠째 극한 대치상태다.

아무리 대선승리 말고 눈에 보이는 게 없는 상황이라지만 이런 한심한 대선이 또 있을까 싶다.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장은 쇠사슬과 전기톱이 등장했고,국회의원들간 욕설과 난투극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일부 의원은 부상을 당해 실려나갔다.

이런 추태가 따로 없고,오히려 국민들이 창피하기 이를데 없을 지경이다.

검사탄핵안은 자동 폐기(廢棄)됐지만,특검법안의 국회의장 직권상정을 놓고 오늘 신당과 한나라당 측이 다시 충돌할 가능성이 높고 보면 또 어떤 불상사가 발생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그렇지 않아도 국민들은 지금 혼란스럽기 짝이 없다.

유권자들은 안중에도 없는 진흙탕 싸움이 도무지 끝가는데를 모르면서 정책경쟁과 토론은 아예 실종된 까닭이다.

유권자들이 후보들의 정책과 비전을 제대로 알고 비교 검증할 기회는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

선거전의 최대 이슈였던 이명박 후보의 BBK 의혹에 대한 검찰수사 결과 발표 이후 오히려 상대방 헐뜯기와 갈등은 더욱 증폭되고,막판까지 합종연횡과 후보사퇴론이 난무하고 있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이런 식이라면 대선이 끝난 후 정국혼란이 오히려 심화될 가능성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명박 특검'을 놓고 이처럼 신당과 한나라당이 국회를 난장판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도 당장의 대선구도를 흔들고 이를 막겠다는 것보다는,실상은 내년 4월의 총선을 겨냥한 정략에서 비롯된 것이고 보면 더욱 그렇다.

이런 비틀린 정국을 바로잡는 길은 유권자들의 냉엄한 심판 밖에 없다.

어젯밤 마지막 대선후보 TV합동토론회가 경제와 노동,복지,과학분야 공약을 중심으로 열렸다.

누가 날림공약으로 유권자를 현혹시키는지.포퓰리즘으로 선동(煽動)해 표를 얻으려는지,앞으로 5년 동안 어떤 후보가 한국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고 책임감 있는 리더십으로 실천해나갈 수 있는지,유권자들은 이제 보다 냉정하게 판단하지 않으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