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 앞바다 원유유출 사고 10일째를 맞아 해상의 타르 덩어리 등 기름 찌꺼기들이 바람과 조류의 영향으로 전북 군산 앞바다까지 남하했다. 특히 방제당국이 설정한 기름띠 확산의 최후 저지선 천수만 입구와 보령 화력발전소 앞에도 은백색의 기름띠가 확인, 산업계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한편 정부는 내년 설 이전인 1월 말까지 기름 유출 사고로 생활이 어려운 주민들을 위해 충남도를 통해 300억원을 긴급 생계지원자금으로 무상 제공키로 했다.

16일 해경 방제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사고해역에서 120여㎞ 떨어진 전북 군산시 연도 부근까지 밀려들었던 지름 1∼2m 크기의 기름 '타르 덩어리'들은 조류 등의 영향으로 연도 남방 7.2㎞까지 산발적으로 확산된 것으로 관찰됐다.

볼모도∼길응암 사이에도 부분적으로 타르 덩어리가 퍼졌고 마량리 해안가 길이 1㎞에도 타르 덩어리가 산발적으로 깔렸다.

특히 원산도와 삽시도 인근에 흩어져 있던 타르 덩어리들이 일부 녹으면서 원산도 남쪽 아래로 5마일가량 엷은 기름띠를 형성하고 있으며 천수만 입구와 보령 화력발전소 앞에도 은백색의 기름띠가 확인됐다.

강무현 해양수산부 장관은 "타르 덩어리의 유해성을 바로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힘들며 추후 전문가가 검토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날도 방제당국은 경비정 52척 등 330여척의 배와 항공기 17대,방제인력 3만여명을 동원해 옅은 기름띠가 확인된 원산도,삽시도,녹도 인근에서 집중 방제 작업을 펼쳤다.

안면도 영목항과 원산도에 이르는 해상에서는 그물코가 촘촘한 '실치 그물'을 이용해 타르 덩어리를 수거하고 총 24㎞의 오일펜스를 설치하는 등 타르 덩어리의 천수만 유입을 막는 데 집중했다.

기름유출 현장에는 세계 각국에서 방제전문가와 방제장비들이 속속 집결했다.

일본 해상보안청 및 해상재해방지센터 소속 전문가들로 구성된 긴급지원팀이 15일 입국,태안으로 내려가 방제작업을 도왔다.유엔과 유럽연합(EU)도 원유 유출 방제작업 지원에 나서기로 하고 14일 각각 4명의 전문가를 한국에 급파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