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 끝에 마련된 '발리 로드맵'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반 총장은 연초 사무총장으로 취임하자마자 기후 변화를 인류 장래의 가장 중요한 문제로 인식했다.국제사회의 동의를 끌어모으기 위해 외교력을 집중했다.지난 11월엔 기후 변화가 지구 환경에 미치는 폐해를 확인하고 국제사회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유엔 수장으로선 처음으로 남극을 방문했다.이번 발리 회의에서도 당사국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역설했다.

그의 노력은 결렬될 위기를 맞았던 이번 회의가 극적인 합의를 도출하는 기폭제로 작용했다.

반 총장은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정치적인 의사 결집보다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한 만큼 성과 있는 출장이었다"며 "전 인류와 지구를 위한 일로 매우 뜻깊다"고 뿌듯해했다.

그는 올해 노벨평화상을 탄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과 내년 1월 만나 기후 변화에 대한 인식 제고와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