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들의 자금조달원이 미국에서 유럽으로 바뀌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영향 등으로 미국에서 자금을 조달하기가 까다로워지면서 유럽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국내 상장사들은 대부분 유럽에서 유로화보다는 달러화로 채권을 발행하고 있다.


달러 가치가 꾸준히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상환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17일 한국경제신문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해외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내역을 조사한 결과 올들어 지난 11월말까지 발행된 21건,1조4716억원 전체가 유럽에서 발행된 것으로 집계됐다.

LG필립스LCD가 투자 재원 마련 목적으로 5억5000만달러 규모의 CB를 유로시장에서 발행했으며 동부하이텍도 7000만달러의 CB를 같은 지역에서 발행했다.

2004년 이후 발행된 109건(BW 35건·CB 74건)의 CB·BW 중 5건을 제외한 104건이 유럽 지역에서 발행됐다.

미국에서 BW를 발행한 사례는 2005년 동양제철화학을 제외하면 전무하다.

미국에서 CB를 발행한 사례는 한 건도 없다.

한경훈 동양종금증권 차장은 "미국은 BW와 CB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덜하고 엔론의 회계부정 사태 이후 공모시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허가 기준이 까다로워졌다"며 "대신 유럽은 런던 '유로클리어'라는 채권 거래기관이 있어 유동성도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