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금리 상승으로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함에 따라 카드사들이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줄이고 있다.

신용 경색 현상으로 자금 시장 불안감이 지속될 경우 카드 무이자 할부 혜택은 더욱 축소될 전망이다.

1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전 가맹점에 제공하던 2~3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지난달부터 백화점과 할인점 등 일부 가맹점에만 적용하고 있다.

또 앞으로 GS홈쇼핑과 현대홈쇼핑 등 일부 홈쇼핑을 제외한 가맹점에 대해서는 3개월 초과 장기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조달 금리가 상승하고 있어 더 이상 출혈 마케팅을 하지 않기로 했다"며 "앞으로는 고객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도록 고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가맹점 위주로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12월 말 5.10%였던 카드채 금리(AA- 1년물 기준)는 지난 14일 현재 6.28%로 1년 새 1.18%포인트 올랐다.

카드사가 100억원어치의 채권을 발행했다면 연간 이자 부담이 1억1800만원가량 증가한 것이다.

비씨카드도 올해는 연말 무이자 할부 행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비씨카드는 지난해 12월 한 달간 1회 5만원 이상 결제한 고객을 대상으로 전 가맹점에서 2~3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했다.

다른 카드사들도 무이자 할부 혜택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카드는 금리 추이를 지켜보며 무이자 할부 기간과 무이자 할부를 이용할 수 있는 고객 범위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롯데카드도 금리 상승기인 점을 감안해 롯데그룹 내 계열사를 제외한 일반 가맹점에서는 가급적 무이자 할부 혜택을 주지 않기로 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금융감독원도 비용이 수익을 초과하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방향으로 감독하고 있어 카드사들이 예전처럼 과다한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금융감독 당국은 지난 11월부터 부가 서비스를 상품의 이익 한도 내로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모범 규준을 적용해 왔다.

이에 따라 카드사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다양한 부가 서비스가 줄어든 데다 최근 무이자 할부 혜택이 축소돼 카드 고객들의 불만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상반기 부가서비스 비용 증가 속도가 신용판매 수익 증가 속도를 매우 빠르게 넘어서고 있다"면서 "지나치게 높아진 부가서비스 비중이 일정 수준으로 떨어질 때까지 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