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실용주의로 무장하는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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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내년부터 일주일 이상씩 이어지는 황금연휴제도를 대폭 손질한다.
중국 국무원은 17일 3대 황금연휴 중 설날과 국경절(정부 건립일)을 남기고 노동절연휴를 폐지키로 했다.
대신 단오와 추석,그리고 청명을 하루씩 국경일로 정해 쉬도록 했다.
황금연휴제도는 그동안 계속 논란이 있어왔다.
연휴 때가 되면 지역에 따라 길게는 2주일까지 쉬는 통에 중국 전역이 들썩인다.
13억 인구 중 절반 이상이 이동하면서 대형 사건사고가 터지기 일쑤고,관광지의 방값이나 밥값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등 사회적 비용이 만만찮았다.
하지만 한반도의 44배나 되는 넓은 국토에서 국민들이 고향을 찾거나 휴가를 보내려면 하루이틀의 휴일로는 불가능하다는 현실론도 비등해 몇 년간 존폐 논란이 계속됐었다.
중국정부가 이번에 연휴제도를 전면 폐지하지 못하고 일부만 없앤 것도 일종의 절충안인 듯하다.
그러나 한가지 눈에 띄는 것은 3대 연휴 중 노동절을 선택해서 없앴다는 것이다.
노동절은 사회주의 이념의 상징이면서 중국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국경일이다.
반면 설날과 국경절 연휴는 각각 민족과 국가를 상징한다.
결국 국경절과 설날연휴를 남기고 노동절을 택해서 없앤 것은 이념보다는 국가와 민족공동체가 우선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낡은 이념이 버려지고 실용주의로 무장하고 있는 오늘날의 중국이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사실 중국에서 사회주의의 이념은 낡은 전통 유산일 뿐이다.
기업인도 공산당원이 될 수 있는 게 중국의 사회주의다.
노동자 농민 군인 학자 상인의 순서로 매겨져 있던 '공(工)-농(農)-병(兵)-학(學)-상(商)'의 사회적 서열에서 상인과 노동자 농민의 자리가 서로 맞바뀐 지 오래다.
상하이의 교과서에서는 공산혁명의 주역인 마오쩌둥이 차지하는 비중이 확 줄어들고 대신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등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이념만으로는 먹고 살기 힘들다는 경험적 반성에서 나온 것임에 틀림없다.
대선이 하루 남았다.
누가 될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잘 사는 한국을 위한 실용적 노선이 아닌,불분명한 이념을 추종하는 사람이 아니길 바란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
중국 국무원은 17일 3대 황금연휴 중 설날과 국경절(정부 건립일)을 남기고 노동절연휴를 폐지키로 했다.
대신 단오와 추석,그리고 청명을 하루씩 국경일로 정해 쉬도록 했다.
황금연휴제도는 그동안 계속 논란이 있어왔다.
연휴 때가 되면 지역에 따라 길게는 2주일까지 쉬는 통에 중국 전역이 들썩인다.
13억 인구 중 절반 이상이 이동하면서 대형 사건사고가 터지기 일쑤고,관광지의 방값이나 밥값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등 사회적 비용이 만만찮았다.
하지만 한반도의 44배나 되는 넓은 국토에서 국민들이 고향을 찾거나 휴가를 보내려면 하루이틀의 휴일로는 불가능하다는 현실론도 비등해 몇 년간 존폐 논란이 계속됐었다.
중국정부가 이번에 연휴제도를 전면 폐지하지 못하고 일부만 없앤 것도 일종의 절충안인 듯하다.
그러나 한가지 눈에 띄는 것은 3대 연휴 중 노동절을 선택해서 없앴다는 것이다.
노동절은 사회주의 이념의 상징이면서 중국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국경일이다.
반면 설날과 국경절 연휴는 각각 민족과 국가를 상징한다.
결국 국경절과 설날연휴를 남기고 노동절을 택해서 없앤 것은 이념보다는 국가와 민족공동체가 우선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낡은 이념이 버려지고 실용주의로 무장하고 있는 오늘날의 중국이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사실 중국에서 사회주의의 이념은 낡은 전통 유산일 뿐이다.
기업인도 공산당원이 될 수 있는 게 중국의 사회주의다.
노동자 농민 군인 학자 상인의 순서로 매겨져 있던 '공(工)-농(農)-병(兵)-학(學)-상(商)'의 사회적 서열에서 상인과 노동자 농민의 자리가 서로 맞바뀐 지 오래다.
상하이의 교과서에서는 공산혁명의 주역인 마오쩌둥이 차지하는 비중이 확 줄어들고 대신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등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이념만으로는 먹고 살기 힘들다는 경험적 반성에서 나온 것임에 틀림없다.
대선이 하루 남았다.
누가 될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잘 사는 한국을 위한 실용적 노선이 아닌,불분명한 이념을 추종하는 사람이 아니길 바란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