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수의계약 폐지 후 재정난 타개책 … 전문기술 교육원 설립도

대구경북기계협동조합(이사장 진영환)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단체수의계약 운영에 따른 수수료가 조합 수입의 절반을 차지했다.

이 조합은 정부나 공공기관에 납품해오던 단체수의계약이 올초 전면 폐지됨에 따라 대부분의 조합이 겪고 있는 '직원 감축이나 조합원 수 감소'와 같은 후유증이 전혀 없다.

오히려 조합 직원은 연초 5명에서 현재 8명으로 늘었고 조합원 수도 334개사에서 420개사로 증가했다.

2005년부터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준비해온 교육사업 덕분에 올초 노동부가 주관한 중소기업 직업훈련 컨소시엄 사업자로 선정된 이후 재정 자립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17일 중소기업중앙회와 업계에 따르면 전국 800여개 중기협동조합 가운데 대구경북기계조합과 경비청소용역업조합,전기조합 등 10여개 조합이 해당 업종의 재직자 직무능력을 향상시키거나 신규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사업을 통해 홀로서기에 나서고 있다.

해당 업종의 기업들에 필요한 인력을 공급하는 것은 조합의 역할에 부합할 뿐 아니라 단체수의계약과 같은 공동판매 못지 않게 조합원사 결속과 조합의 안정적인 재정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대구경북기계조합은 올초부터 시작한 '직업훈련 컨소시엄 사업'에서 사무자동화와 기계설계 설비혁신 등 9개 교육과정을 통해 지금까지 3000여명을 교육했다.

이 조합 장충길 상무는 "각 기업의 실정에 맞는 맞춤형 교육 등으로 교육생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얻어 사업 첫해 치고는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며 "8명의 직원 가운데 교육 전담 인력이 5명을 차지할 만큼 조합에서 교육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는다"고 설명했다.

공공기관에 경비청소용역을 제공했던 경비청소용역업조합(이사장 이덕로)도 지난해 하반기 중소기업 직업훈련 컨소시엄 사업자로 선정돼 경비와 청소 등 다양한 업종의 비정규직 직무교육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1년간 1차 교육사업 실시 결과 320개의 조합 회원사 등 총 416개 업체로부터 월평균 1134명을 위탁받아 교육시켰다.

이덕로 이사장은 "인력 파견 분야에서 영세업체들이 대기업과 경쟁하려면 맞춤형 직업훈련으로 경쟁력을 키워야 하기 때문에 3년 전부터 교육 사업을 준비했다"며 "이 사업이 단체수의계약 폐지 이후에도 조합과 회원사들의 자생력을 확보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조합(이사장 원일식)은 최근 경기 분당 신사옥에 '중전기기 기술교육원'을 준공하고 내년 초부터 조합원사의 신입 직원과 고교생 등을 대상으로 발전기 변압기 등의 권선공과 배전반 조립공을 육성할 계획이다.

이 조합 이광섭 전무는 "전기제조 분야의 기능공을 양성하는 교육원은 국내 최초"라고 설명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