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스웨덴 에릭슨과 기술시연 성공… 2008년 3세대 이통망서 상용화

하나의 주파수 대역에서 통신과 방송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신개념의 모바일TV 서비스가 이르면 내년 중 상용화된다.

LG전자는 14일(현지시각) 스웨덴 에릭슨네트워크와 공동으로 3세대 이동통신망을 활용한 모바일TV 기술인 MBMS(멀티미디어 방송 다중송출 서비스) 시연에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MBMS는 DMB,DVB-H 등 방송 전용 모바일TV 서비스와 달리 기존 이동통신 주파수 중 일부를 쪼개 방송을 송출하는 기술이다.

기지국,중계기 등 별도의 대규모 투자가 필요치 않고 DMB처럼 전용칩을 내장한 휴대폰이 없어도 된다.

국제 이동통신 표준기구인 3GPP는 2005년 MBMS를 3세대 이동통신(HSUPA,WCDMA 버전6 이후)용 방송표준으로 채택한 바 있다.

LG전자와 에릭슨은 이번 시연에서 TV 프로그램 송수신은 물론 전화통화를 하면서 방송을 볼 수 있는 멀티태스킹 기능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곽우영 LG전자 MC연구소장은 "MBMS는 대규모 투자 없이도 WCDMA 망이 설치된 곳이면 어디든지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며 "보다폰,허치슨 등 해외 사업자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이동통신사인 허치슨은 내년에 MBMS 시스템을 갖춰 2009년 중 상용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보다폰과 텔레포니카도 2010년까지 MBMS 서비스를 도입한다.

국내 이동통신 사업자들도 고속상향패킷접속(HSUPA) 상용화를 계기로 MBMS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DMB를 대체하는 개념이 아니라 DMB의 틈새를 보완하는 서비스로 주목하고 있다.

MBMS는 비싼 주파수 할당 대가를 내야 하는 이동통신망을 사용하다 보니 경제성이 DMB에 비해 떨어진다.

내년쯤 상용화될 MBMS 채널수도 5~10여개로 DMB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대신 DMB가 불특정다수에게 동일한 방송을 송출하는 브로드캐스팅 개념이라면 MBMS는 기지국 단위로 방송 내용을 달리 제공할 수 있다.

특정 건물에 들어온 사용자에게 거기에 맞는 방송을 제공할 수 있다.

기술 차별성을 토대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임종태 SK텔레콤 액세스기술연구원장은 "DMB나 기존의 이통망을 기반으로 한 VOD(주문형 비디오) 서비스와 어떻게 차별화해 수익 모델을 만들지 고민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KTF 역시 MBMS의 사업성을 검토하고 있다.

김정은/김태훈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