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부터 전국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절반 가까이가 3순위 청약에서조차 미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도 3순위 청약에서 미달하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어 주택 분양 시장의 수급 구조가 붕괴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17일 한국경제신문이 지난달부터 이달 15일까지 분양한 전국 126개 단지 5만5375가구(특별공급분 제외)의 청약 결과를 분석한 결과 1~3순위에서 미달한 아파트가 47.5%인 2만6302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순위 청약까지 신청자가 전혀 없는 '청약률 제로(0)' 아파트가 21곳 4102가구에 이르는 것을 비롯해 분양대금으로 공사자금을 충당하기 어려운 '청약률 20% 미만' 단지도 수도권 20곳 등 전국적으로 51곳이나 된다.

수도권에서는 이 기간 중 청약을 받은 2만8255가구(67개 단지) 가운데 34.8%인 9838가구가 3순위까지 미달됐다.

모집가구의 절반조차 채우지 못한 단지가 31곳이나 되는 반면 3순위 안에서 마감한 단지는 23곳에 불과했다.

지방권은 더 심하다.

청약을 받은 2만7120가구(59곳) 중 60.7%인 1만6464가구(51곳)가 미달됐다.

3순위 내에서 마감한 단지는 8곳뿐이었다.

이 같은 청약 미달 사태는 정부의 과도한 전방위 규제 속에서 건설업체들이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분양 물량을 쏟아내고 있는 반면 실수요자들은 값싼 상한제 아파트 공급을 기다리며 청약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