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지연된 발주물량 대거 쏟아져 … 초대형유조선 수요도 급증

올해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의 대규모 발주로 사상 최대 수주 실적을 기록한 조선업계가 내년에는 LNG선과 초대형 유조선(VLCC)으로 호황을 이어갈 전망이다.

그동안 발주가 늦춰지거나 뜸했던 LNG선과 초대형 유조선이 가스전 개발 러시 및 원유 수요 증가에 힘입어 대거 발주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7일 조선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호주 러시아 등이 LNG선을 대규모로 발주하고 원유 수요 증가와 단일선체 규제로 유조선 업황이 좋아질 것으로 보임에 따라 내년에는 LNG선과 VLCC가 조선 호황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고유가로 LNG선 프로젝트 채산성 개선


2004년 70척 발주 이후 줄곧 감소세를 보여왔던 LNG선 발주 시장이 내년에는 본격 회복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해당 국가의 정정 불안과 LNG선 터미널 건설 비용 급증 등의 요인으로 발주가 지연됐으나,최근 유가가 급등하면서 LNG 프로젝트의 채산성이 크게 나아진 데다 정치 불안도 상당부분 해소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내년도 LNG선 발주 물량은 최소 올해보다 25%가량 늘어난 30척 이상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일부에선 최대 65척 발주도 무난할 것으로 보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33.3% 감소한 24척의 LNG선이 발주됐으며 대우조선해양 10척,삼성중공업 7척 등 국내 조선업체가 전체의 70%가량을 수주했다.

내년 이후 발주가 예상되는 LNG선은 총 160척으로 나이지리아 호주 러시아 프로젝트 등은 내년에 발주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올해는 LNG선 발주가 기대보다 저조했다"며 "내년에는 나이지리아와 호주를 중심으로 그동안 지연됐던 발주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조선 업황 회복 기대

내년에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춤했던 초대형 유조선 발주도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VLCC 운임지수가 급등하면서 유조선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중국과 인도의 원유 수요가 급증하면서 내년에 유조선 발주가 크게 늘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태안 원유 유출 사고로 인해 단일선체 유조선 퇴출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유조선 발주 증가의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1989년 엑슨 발데즈호,1999년 에리카호,2002년 프레스티지호 등의 기름 유출 사건 이후 단일선체 유조선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듬해 유조선 시장이 호황을 맞았다.

최원경 푸르덴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조선소들이 2011년 상반기까지의 수주 물량을 확보한 반면 일본과 중국 조선소들은 2012~2014년까지 물량을 채우고 있다"며 "일본과 중국에 비해 도크 여력이 있는 국내 조선소들이 내년에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대규모로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