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vs 反李' 대결 ­… BBK 네거티브 얼룩
與합류 孫예상밖 고배…昌막판 출마


올해 17대 대통령 선거전은 정책경쟁 선거와 거리가 멀었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BBK 의혹을 둘러싼 공방전에 함몰됐다.

'이명박 대세론'을 무너뜨리려는 BBK 의혹 제기가 난무하는 등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점철됐다.

범여권은 탈당→창당→합당의 파노라마식 이합집산을 연출했다.

국회에서는 BBK 특검법안 통과 여부를 놓고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 의원들이 서부활극에 가까운 육탄전을 치르기도 했다.

◆BBK 회오리


한나라당 경선에서부터 벌어진 BBK는 대선 막판까지 최대 변수였다.

특히 BBK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씨가 미국에 수감됐다가 대선 한 달여를 앞둔 지난달 국내로 송환되면서 대선 판도가 요동쳤다.

검찰이 김씨를 수사,이 후보의 무혐의를 발표했으나 BBK를 설립했다고 발언한 이 후보의 동영상이 지난 16일 공개돼 대선전은 회오리에 휩싸였다.

이에 이명박 후보 측은 "새로운 공작"이라고 반발한 반면 범여권은 이 후보의 사퇴를 요구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BBK사건 재수사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 후보는 결국 BBK특검을 수용한다고 발표했으며 결국 특검법안은 17일 국회를 통과했다.

여론조사의 영향력이 더욱 커진 것도 또 다른 특징.한나라당 경선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이명박 후보에게 대의원 투표에서는 이기고도 여론조사에 밀려 패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깨끗이 승복해 '아름다운 패배자'라는 찬사를 받았다.

◆범여 이합집산

범여권은 지난 1월부터 탈당과 창당,합당으로 새판 짜기에 바빴다.

열린우리당 염동연,천정배 의원 등 6명이 첫 탈당 테이프를 끊었다.

2월에는 김한길 의원 등 23명이 집단으로 탈당하는 바람에 열린우리당은 분당사태를 맞았다.

이어 5월 탈당파 의원들이 중도개혁통합신당을 창당했다.

6월에는 다시 중도개혁통합신당과 민주당이 합세해 중도통합민주당을 창당하더니 7월 범여권 4개 정파가 통합을 합의했다.

그 결과 8월 열린우리당이 해체되고 대통합민주신당이 창당됐다.

범여권이 돌고 돌아 대선 전열을 갖춘 것이다.

◆잠룡들 낙마


범여권 유력 주자들의 잇단 낙마는 대선 지형에 혼선을 줬다.

고건 전 총리가 1월 중순 불출마를 전격 선언해 충격파를 일으켰다.

그의 대권 포기는 범여권 유력 주자의 부재현상을 심화시켜 한나라당 독주체제를 가속화시켰다는 분석이다.

범여권의 다른 잠룡으로 거론됐던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도 4월에 대선 불출마 선언을 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3월 한나라당을 탈당해 범여권에 합류했으나 경선에서 쓴잔을 마셔야 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도 한나라당 경선 후 탈당,뒤늦게 출마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