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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 리뷰] 연극 '나쁜 자석' ‥ 인간의 소통 한계 유머로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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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는 멸망하고 물건들이 지극히 개인적인 삶을 사는 원자력 기계 시대.다른 자석(magnet)에게 사랑을 느낀 한 자석이 그녀에게 다가가기 위해 자신의 힘을 소진시켜 '나쁜 자석'이 되기로 결심한다.

    같은 자석끼리는 밀어낼 수밖에 없기 때문.

    액자식 연극 '나쁜 자석'(Our Bad Magnet)에서 글쓰기를 좋아하는 원석이 죽기 전에 남긴 동화다.

    존재의 근원적인 고독을 절감하고 그 안에서 고통받는 그의 속내가 담겨 있다.

    연극은 고향 섬마을에서 자란 친구 은철과 민호,봉구가 29세가 돼 재회하면서 시작한다.

    출판사업을 하는 은철이 10년 전 자살한 친구 원석의 유작 동화로 해외 출판계약을 맺고,인세를 나누기 위해 민호와 봉구를 부른 것.하지만 이들은 고등학교 시절 음악밴드에서 원석을 탈퇴시켰기 때문에 그가 자살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이 연극이 의미있는 것은 완벽한 소통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받아들이면서도 그것을 항상 꿈꿀 수밖에 없는 인간의 모습을 잘 드러냈기 때문이다.

    괴팍한 성격으로 따돌림당하는 원석은 글쓰기로 외로움을 달랜다.

    친구들은 그를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면서도 그런 자신들의 모습 또한 인정하지 못한다.

    수많은 성장 연극이 타인과 나 사이의 타협점을 찾는 것으로 핑크빛 결말을 내놓는 것과 다른 부분이다.

    무거운 주제와 달리 연극을 이끌어가는 힘은 '유머'에 있다.

    특히 봉구역을 맡은 곽자형은 재치있는 연기로 관객들을 쉴새 없이 웃긴다.

    원석역에 캐스팅된 정원조는 침울하면서도 몽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극의 균형을 맞춘다.

    배우들이 원석의 또 다른 동화 '하늘 정원'을 인형극으로 공연하는 것도 볼 만하다.

    아름다운 동화에 그로테스크함이 섞여 있어 주제와 관련된 많은 부분을 생각하게 한다.

    '나쁜 자석' 홍보의 중심점에 있는 배우 김영민과 여욱환의 연기도 평균점수를 줄 만하다.

    다만 싸우는 장면에서 소리만 내지르는 느낌이 들어 감정의 강약조절은 필요해 보인다.

    2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소극장 'Space 11'.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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