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가 본격화되면서 글로벌 로밍 시장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자신의 휴대폰을 해외에서 그대로 사용하는 자동로밍이 확산됨에 따라 로밍 이용자와 매출이 크게 늘었다.

반면 1인당 로밍 이용금액은 줄었다.

주로 비즈니스맨이 이용하던 로밍 서비스가 대중화됐기 때문이다.

해외에 나가 문자메시지(SMS)를 보내는 '글로벌 엄지족'도 부쩍 늘었다.

휴대폰 로밍 이용이 얼마나 늘었는지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는 없다.

그러나 여러 수치를 종합해 보면 1년새 2배 수준으로 늘었다고 할 수 있다.

SK텔레콤의 로밍 이용자는 10월 말 현재 313만3000명으로 지난해 연간 이용자 수 271만4000명을 넘어섰다.

로밍 매출도 10월까지 1292억원을 기록,작년 연간 매출(1081억원)을 웃돌았다.

KTF는 월별 로밍 이용자가 지난 2월 1만5000명에서 10월엔 4만여명으로 증가했다.

로밍이 활발해진 것은 3세대 서비스 본격화로 로밍 국가가 130여개로 늘었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국내에 들어와 로밍 서비스를 이용하는 '인바운드 로밍' 매출도 빠르게 늘고 있다.

SK텔레콤의 인바운드 로밍 매출은 10월 말 현재 203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125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용자 수도 10월까지 67만5000명을 기록,작년 63만2000명을 웃돌았다.

KTF는 월별 인바운드 로밍 이용자가 지난 1월 5만5000명에서 10월에는 10만여명으로 배 가까이 증가했다.

광대역부호분할다중접속(WCDMA) 방식의 3세대 이동통신 전국 서비스가 시작된 후 일본 등 외국인 관광객의 로밍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로밍 고객의 SMS 사용이 급증한 것도 특징이다.

SK텔레콤의 경우 로밍 성수기인 7~8월 SMS 발신이 414만여 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9만여 건)의 6배에 달했다.

올 1~8월 로밍 고객 1인당 이용 건수에서는 SMS(19.3건)가 음성통화(13.1건)를 앞질렀다.

로밍 SMS 이용이 급증한 것은 자동로밍 활성화로 문자 서비스 지역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에서 문자를 받는 것은 무료이고 국내로 보내는 것도 음성통화보다 저렴해 관심이 높다.

로밍 이용자는 부쩍 늘었지만 1인당 이용금액은 감소했다.

로밍이 대중화된 데다 SMS로 음성통화를 대체하는 이용자가 많기 때문이다.

로밍 서비스를 많이 이용하는 국가에도 변화가 생겼다.

KTF의 경우 9월을 기점으로 로밍 최다 이용 국가가 중국에서 일본으로 바뀌었다.

엔화 약세로 일본으로 가는 여행객이 많이 늘어난 데다 일본 로밍 요금을 낮춘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