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집값 변화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강북권 강세.강남권 약세'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개구와 목동이 속한 양천구는 집값이 모두 떨어졌다.

이들을 포함,분당 용인 평촌 등 이른바 '버블 세븐' 지역의 집값이 동반 하락한 것도 주목된다.

또 경기에서는 그동안 소외지역으로 꼽혔던 의정부와 시흥이 10%를 훨씬 넘는 상승률을 보여 수도권 집값이 과거와는 크게 다른 양상을 보였다.

19일 부동산정보 업체인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올해 서울 25개구 가운데 한강 북쪽에 위치한 14개구의 집값은 0.09~8.15% 상승한 반면,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강남권 4개구는 1.2~4.26%씩 떨어졌다.

서울에서 집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강북구로 8.15%나 올랐다.

이는 서울 평균 집값 상승률(1.28%)의 7배 가까운 수준이다.

강북구는 올 1월 3.3㎡(1평)당 875만원이던 아파트 시세가 1001만원으로 올라 처음으로 3.3㎡당 가격이 1000만원을 넘었다.

강북구에 이어 도봉구와 노원구가 상승률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대표적 강북권인 이들 지역의 강세는 뉴타운 개발 호재에다 신혼부부 등 젊은층 중심의 중.소형 아파트 수요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대문구와 용산구도 각각 5.79%,5.63%의 상승률을 보이며 5위권에 들었다.

특히 용산구는 지난달 용산국제업무단지 개발 계획이 확정되면서 한강로와 이촌동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폭이 컸다.

실제 용산구 한강로3가 우림필유 106㎡(32평)형 매매 호가는 올 1월 4억원에서 이달 18일 현재 8억2500만원으로 4억2500만원 올라 수도권 아파트 가운데 상승폭이 가장 컸다.

연초 4억원 선에 시세가 매겨졌던 용산구 이촌동 대림,북한강,동원베네스트 중.소형 아파트들도 2억원 이상 올라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인 6억원을 넘어섰다.

반면 그동안 집값 상승을 주도해왔던 강남구(-1.2%) 서초구(-1.67%) 송파구(-4.26%) 양천구(-5.15%) 등은 대출 규제에 따른 실수요 감소 등으로 집값이 동반 하락했다.

경기 지역에서도 집값 패턴이 크게 달라졌다.

의정부와 시흥이 각각 17.23%,12.36%의 높은 상승률을 보인 데 반해 집값 강세 지역이던 과천(-7.23%) 용인(-1.92%)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인천은 올해 송도,청라지구 등 경제자유구역을 중심으로 한 향후 개발 기대감으로 7.68%의 높은 상승률을 나타내 주목받았다.

수도권에서 가장 높은 집값 상승률을 보인 의정부는 가릉.금의뉴타운 개발에다 경원선 복선전철 개통,미군부대 이전 등 개발 호재가 많아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는 평가다.

특히 시흥은 시화호 개발 사업인 멀티테크노밸리(MTV) 등에 힘입어 집값 상승률 상위 20개 단지 안에 9개 단지가 포함되는 강세를 보였다.

시흥 정왕동 신우아파트 99㎡형은 시세가 올 1월 1억1750만원에서 이달에는 2억8000만원으로 138.3%나 올라 수도권에서 집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또 같은 정왕동 청솔아파트 63㎡형과 건영 7차 99㎡형도 각각 115.3%,104.8% 오르는 강세를 나타냈다.

반면 '버블 세븐'에 속하는 과천은 수도권에서 가장 큰 하락세를 나타냈다.

초과이익환수제 등 규제로 재건축 아파트 매입 열기가 크게 꺾여 집값 하락폭이 컸던 것이 주된 이유로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과천의 3.3㎡당 가격은 올 1월 3906만원에서 3435만원으로 내려 1년 만에 다시 서울 강남구(3.3㎡당 3500만원)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용인도 과천에 이어 두 번째로 하락폭이 컸다.

거래 침체로 주택 매입 수요가 뚝 끊기면서 가격이 빠지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이 밖에 군포(-1.52%) 안양(-1.51%) 파주(-1.12%) 성남(-1.07%) 등도 1% 이상 떨어졌다.

정호진 기자 hj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