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중독 환자가 음주를 계속하면 수명이 평균 15년 정도 단축되며 간질환 심혈관계질환 암 사고 자살 등으로 사망하는 확률이 현저하게 높아진다.

알코올중독은 일반적으로 인지행동요법 약물요법 입원 등으로 치료하지만 이런 방법에도 불구하고 절반가량이 단주하지 못하고 다시 음주를 하게 된다.

전문적 치료법을 김대진 가톨릭대 부천성가병원 정신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인지행동요법과 약물병행 효과적

자신의 음주로 인해 가정과 사회에서 일어나는 문제점을 환자에게 각인시켜 스스로 금주하도록 유도하는 게 인지행동요법이다.

알코올중독 치료 약물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디설피람 날트렉손 아캄프로세이트 등 3종이 있다.

디설피람은 알코올 대사과정을 차단,음주 후 불쾌반응(숙취와 알코올 혐오)을 인위적으로 유발함으로써 술을 멀리하게 만드는데 인체에 유해할 수 있어 최근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날트렉손은 술을 먹고 싶게 만드는 오피오이드(아편 유사물질) 수용체를 저해,음주갈망을 줄인다.

아캄프로세이트는 술을 끊을 때 나타나는 금단증상으로 인해 신경전달물질인 GABA(신경억제)의 기능이 떨어지고 글루타메이트(신경흥분) 기능이 올라감으로써 마음이 불안해지고 술 먹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 것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일반적으로 한번 마시면 끝장을 보는 '폭음형'에는 날트렉손,조금씩 꾸준히 마시는 '홀짝형'에는 아캄프로세이트를 처방한다.

그러나 두 약의 완전 금주 성공률은 20∼30%에 불과해 인지행동요법이 병행돼야 치료성과를 올릴 수 있다.

◆나이든 사람에겐 관(棺)요법

60대를 넘은 노년층에게는 관 요법이 효과적이다.

매일 반복되는 음주로 손자에게마저도 '만날 술 마신다'는 소리를 듣는다면 유서를 쓰고 관에 들어가는 이벤트를 치름으로써 금주 결심을 굳건하게 다질 수 있다.

노인은 상실감이 커서 술을 자주 찾게 되고 음주량은 젊은이보다 적을지라도 뇌 간 췌장 신장 등이 입는 피해가 커서 치매 만성간질환 당뇨병 췌장염 신기능저하 등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따라서 아직 이성과 의지가 살아 있는 노인에게 관요법은 효과적인 치료가 될 수 있다.

◆중증 알코올중독은 단주모임

악성 알코올중독자는 정신과 치료를 받아도 대부분 효과가 없고 치료를 중단하면 더 심해진다.

이런 사람은 AA(익명의 알코올중독자 모임) 같은 단주모임에 나가는 게 좋다.

알코올중독자끼리 서로 위로하며 술을 마시지 않고 건전한 시간을 보내도록 노력해야 한다.

미국 정신의학회는 "악성 알코올중독자는 절대 의학적 방법으로 치료될 수 없고 단주모임에 지속적으로 참여함으로써 단주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