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의 '슬램 덩크(slam dunk·농구 용어로 확실하다는 뜻)'다." "불도저가 운전석에 앉았다."

CNN 블룸버그 AP 등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19일 'BBK 동영상 공개'와 '이명박 특검법 통과' 등 선거 막판에 불거진 여러 가지 변수에도 불구하고 경제 대통령의 이미지를 처음부터 주도해 온 이명박 후보의 지지세를 꺾을 수는 없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경제를 화두로 삼아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을 눌렀을 때 사용했던 '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라는 캐치프레이즈의 한 구절인 'It's the Economy'(문제는 경제다)를 개표 직전 올린 글의 제목으로 달았다.경제가 선거를 압도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도 막판에 도진 이 후보의 비윤리적 문제가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국민들의 절박한 기대를 깨뜨리지 못했다고 전했다.

포브스도 "유권자들이 이상적인 비전보다는 '빵과 버터'(일상 생활을 의미)의 이슈를 들고 나온 이 후보의 캠페인에 끌렸다"며 "이 후보가 청계천 사업과 대중교통 개편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낸 것과 같이 앞으로 대운하 건설과 충청 지역 과학단지 조성 등을 어떻게 이끌어 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이번 선거에 대해 "한국의 유권자들이 현 여당의 대북 햇볕정책에 쌀쌀맞은 반응을 보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사히신문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한국에서 10년 만에 보수당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며 특히 한국 최초의 경제인 출신 대통령이 탄생한 점도 주목된다고 전했다.

한편 로이터통신 BBC 등은 이 후보에 대한 특검 문제가 남아 있어 여전히 정치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라며 선거가 끝난 뒤에도 이 후보는 후유증에 시달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