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여의도 당사는 19일 하루종일 웃음꽃이 피었다.

각 언론사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줄곧 압도적 1위를 차지해온 까닭에 "승부는 이미 결정됐다"는 여유가 흘러넘쳤다.

이명박 후보의 압승이 예상된다는 방송사 출구조사 중간집계 결과도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당직자와 선대위 관계자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악수와 포옹을 나누며 수고했다고 서로를 격려했다.

투표율이 매우 낮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손익을 따져보는 당직자도 눈에 띄었지만 2위와의 격차가 워낙 벌어져 있는 상황이어서 긴장의 빛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KBS MBC SBS YTN 등 방송 4사가 개표 마감시간인 오후 6시 일제히 '이명박 압승'이라는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한나라당 당사는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가득찼다.

일부 당직자는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 후보는 강재섭 대표 등 주요 당직자들과 함께 오후 9시께 당사 2층 종합상황실을 찾아 개표 상황을 10분가량 지켜본 뒤 기자실을 방문,소감을 밝혔다.

이어 당사 앞에서 열린 '국민희망 편지' 전달식에 참석한 뒤 10시께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지지자 1만여명과 함께 자축집회를 가졌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한국인 최초의 우주인인 고산씨와 전화통화를 갖기도 했다.

◆대통합민주신당=방송사 출구조사에서 정동영 후보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에게 큰 격차로 패배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개표 상황실은 무거운 침묵에 빠져들었다.

'BBK 동영상' 공개와 '이명박 특검법' 통과로 지더라도 득표율 차이가 크지 않을 것이란 당초의 예상이 빗나가자 참담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개표 상황을 지켜보기 위해 속속 당사로 모여든 손학규 이해찬 김근태 오충일 공동 선대위원장과 당 지도부는 하나같이 침통한 모습이었다.

당직자들도 너나 할 것 없이 장탄식을 쏟아냈다.

신당은 이날 당사 6층 대회의실에 종합상황실을 설치,시시각각 나오는 개표율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당 지도부는 전날 밤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와의 단일화가 끝내 무산된 데 대해 못내 아쉬움을 나타냈다.

일부 관계자는 출구조사와 실제 개표 결과는 양상이 다를 것이라며 여전히 기대감을 버리지 않았다.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민주당=군소정당들은 오히려 차분한 분위기였다.

힘든 선거를 치른 만큼 결과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피곤과 허탈감이 당사를 메웠다.

먼저 민노당 당직자들은 투표를 마친 뒤 오전 9시부터 서울 문래동 당사에 모여 팀별로 회의를 하며 권영길 후보의 득표율을 저울질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2~4%대의 지지율에 머물고 있는 권 후보가 실제 투표에서 얼마나 많은 득표를 거둘 수 있는가에 관심이 쏠렸다.

박용진 선대위 대변인은 "오전 투표율이 낮게 나와 걱정"이라며 영남의 공단지역과 호남의 농가 밀집지역의 투표율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창조한국당은 오후가 돼서야 선대위 관계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선거과정에서 나타난 대통합민주신당의 단일화 무산 책임 떠넘기기와 소수정당으로서의 한계에 불만스러운 기류가 팽배했다.

곽광혜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자신들의 무능과 실패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문국현 후보에게 전가하기 위해 온갖 치졸한 정치공세를 하는 것은 과거의 공작정치,조작정치를 연상케 한다"며 맹비난했다.

일부 당직자는 선거 결과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돈이 없어 여론조사도 못한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민주당은 이인제 후보와 당직자들이 이날 오전 인천에서 발생한 선관위의 이 후보 사퇴 허위 벽보 부착과 관련한 대책회의를 하느라 바빴다.

당직자들은 "선관위에 대한 소송을 포함해 모든 대응책을 고려하고 있다.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며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인식/강동균/임기훈/김미희/민지혜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