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훈 대법원장이 'BBK 특검'문제로 여러가지 고민에 빠졌다.

대통합민주신당이 주도한 특검법에서 특검 후보 추천을 대한변호사협회가 아닌 대법원장이 하도록 규정했기 때문이다.

특검 추천 문제는 그렇다 하더라도 무엇보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국민의 전폭적 지지로 당선된 만큼 특검의 수사가 상당부분 부담을 떠안게 된 상황이다.

물론 이 당선자는 BBK 사건과 관련,떳떳하게 특검수사를 받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 대법원장으로서는 당선자와의 첫 대면부터 껄끄러운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곤혹스러운 부분이다.

또한 마땅한 특검 후보를 찾기도 어렵다는 게 이 대법원장의 고민을 더하게 한다.

'살아있는 권력'인 대통령 당선자를 상대하기 버겁다는 이유로 대부분의 변호사가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이 당선자를 소환하지도 않고 수사를 종결한 점을 감안하면 특별검사는 당선자를 직접 조사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이미 검찰이 계좌 추적 등을 통해 충분히 수사를 마친 상태여서 새로운 사실이 나올 가능성이 낮다는 점도 특검 후보들이 선뜻 나서길 꺼리는 요인이다.

2005년 '유전개발 의혹' 특검 후보로 당시 최종영 대법원장이 판사 출신인 김영식(사시 15회)·정대훈(사시 18회) 변호사를 추천했으나 수사 결과가 미흡하지 않았느냐는 평가가 나왔던 점도 대법원으로서는 신경쓰이는 대목이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