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규모 비해 '과소투자' 여전

우리나라 기업들의 국내 설비투자는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등으로 인해 큰 폭으로 위축됐다.

기업들이 각종 규제를 피해 해외투자를 늘린 것도 국내 설비투자 부진에 한몫했다.

국내 설비투자는 2005년부터 다소 회복 기미를 보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경제규모에 비해 과소 투자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들어 설비투자 증가세가 다시 주춤해진 데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설비투자 증가율이 더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성장잠재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외환위기 이전 1990년대 우리나라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연평균 9.6%씩 늘었다.

그러나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설비투자는 연평균 3% 증가에 그쳤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이 부채비율 감축 등 재무구조 개선을 우선시한 데다 정보기술(IT) 거품 붕괴에 따른 과잉설비 조정 여파로 신규 설비투자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5년부터는 수출 호조로 인한 수요 확대와 투자 부진 장기화에 따른 생산설비 부족 등을 배경으로 설비투자 증가율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웃도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005년과 2006년 설비투자율은 각각 5.7%와 7.6%로 GDP증가율(4.2%, 5.0%)을 상회했고,올해도 설비투자율(7.6%)은 GDP증가율(4.8%)보다 높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5% 수준의 기대성장률에 상응하는 자본 축적을 위해선 9% 내외의 설비투자 증가가 필요한데 여전히 이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비제조업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제조업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계속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 걱정스럽다는 지적이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