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상체를 구부려 만든 다리위로 흰 옷 입은 사람이 살며시 발을 내 딛는다.

서커스나 아크로바트의 한 장면일까.

이 기묘한 모습은 발레 공연의 한 부분이다.

'베자르 로잔 발레단'의 무용수들이 지난달 타계한 세계적인 무용가 모리스 베자르의 유작 '80분 동안의 세계일주'를 연습하고 있는 모습이다.

모든 예술이 다 그렇듯 발레도 진화한다.

사람의 몸으로 말할 뿐 회화나 음악과 다름이 없다.

표현하는 방식과 격식은 언제나 변하고 깨진다.

'호두까기 인형' 발레리나의 공연에 익숙해 있는 사람들에겐 의아한 모습이지만 그것이 예술의 본성일지 모른다.

저 사진 속의 무용수가 인체로 만든 다리를 건너듯 지금 있는 곳에서 새로운 곳으로 넘어가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