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이 화두로 등장했다.

빛의 축제 루미나리에를 배경으로 청계천을 걷는 연인들이 무척 행복해 보인다.

그들은 반짝이는 불빛만 보일 뿐 먹구름이나 폭풍이 몰아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을 것이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영원을 약속하며 결혼하고 깨를 바가지로 쏟으며 산다.

신혼 초 부부들은 성관계에 관한 이런 저런 상상만으로 만족해야 했던 짓들을 하나씩 실험해보곤 한다.

여성은 촉감이나 낭만적인 속삭임에 따라 성적인 자극을 받지만 남성은 주로 보는 것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남성이 어떤 여성의 육체적 매력에 끌리게 되면 다른 것들은 크게 문제삼지 않는다.

거기다 더 자극적이려면 음침한 불이라도 켜 놓고 싶고 거울까지 동원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여성의 몸을 다각도로 보고 싶어한다.

이것은 성관계하면서 거울 속에 비친 자신들의 모습을 보면 더 자극적이고 야릇한 쾌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시설이 좋다는 모텔들 중에는 사방에 거울이 붙어 있는 곳들이 꽤 있다.

도대체 동영상은 왜 찍는 걸까? 대한민국의 동영상과 몰카,사진 사랑은 정말 유구했다.

전설의 '빨간마후라'나 'O양 비디오'부터 손쉽게 만들고 배포할 수 있는 야동은 새 세상을 열었다.

가끔 연예인들이 동영상 때문에 곤욕을 치르는 경우를 우리는 익히 다 알고 있다.

이제는 남편들이 자기들이 하는 짓(?)들을 카메라나 비디오로 찍어보고 싶어해 보통 부부들까지 성관계하는 것을 찍고 난리들이다.

아내들은 대체로 싫어하지만 가끔은 남편의 감언이설에 넘어가기도 한다.

중년들은 알 것이다.

그 옛날,누구네 집에 비디오카세트 샀다고 하면 음란비디오 보려고 하는 줄 알고 킥킥대며 웃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렇다,그 때는 물론 그런 거 보려고 산 게 맞다.

그런데 요즘은 디지털 장비가 대중화되고 손바닥에 쏙 들어오는 비디오카메라가 출시돼 핸들링하기도 쉽고 찍기 편하니 뭔가를 자꾸 찍고 싶은데 생각이 바로 야한 쪽으로 흘러가 버린 것이다.

사람은 기면 걷고 싶고 걸으면 날고 싶은 게 인간의 한없는 욕망인가보다.

어떤 자극을 취하다 보면 점점 더 큰 자극을 원하게 마련이다.

게다가 남이 부르는 노래를 듣기만 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불러야만 직성이 풀리는 민족이라 그런지 보기만 하는 포르노보다는 참여하는 포르노를 원하는지도 모른다.

이런 자작 포르노 범람시대에 아내의 가슴을 풀어헤쳐 돈 좇는 잘 난(?) 남편도 있다.

얼마 전 자기 부인과의 성관계 사진이나 나체 사진을 인터넷에 올려 수억원을 챙긴 사이트 운영자와 회원 등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아내나 애인에게 둘만의 성관계 장면을 기념으로 남기자며 단지 보관용이라는 남편의 꼬드김에 넘어가 촬영한 뒤 몰래 인터넷에 올려 뒤통수 맞고 참혹하게 나동그라지는 아내.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남편 속은 모르는 철없는 아내들이다.

이런 섹스동영상의 공통점은 절대 남성의 얼굴이 나오지 않고 여성만 등장한다는 것. 남들이 자기 아내 사진을 한 번 다운받을 때마다 돈을 번 것인데 먹고사는 방법도 가지가지다.

조사에 의하면 자작 포르노를 만든 적이 있는 남성들은 대부분 애인이나 아내를 주인공으로 했으며,가끔은 아내 동의 하에 그저 즐기거나 그들을 자랑하고 싶고 과시하려고 음란물을 인터넷에 올린다는 것이다.

처음엔 재미로 사진을 올렸지만,몸매가 예쁘다,너무 멋있다 등의 댓글에 재미를 붙이고 더 큰 성적 만족감을 느끼려다 음란 사이트에 중독되었다는 것인데…. 보통 사람이 만든 동영상이 급속도로 확산되는 이유는 남성들은 평범한 여성이 등장하는 동영상을 보면서 더 많은 친근감과 현실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동영상에 아예 관심 없고 쓸데없는 짓이라고 욕하는 부부들도 있겠지만,부부 간에 거시기하는 걸 찍어보겠다는데 누가 말릴 것인가? 찍으면서 짜릿함을 맛봤으면 그걸로 족한 것이고,찍은 테이프 누가 볼세라 깊고 깊은 구중궁궐 금고 속에 감춰두고 가끔가다 특별한 날 야금야금 꺼내보는 재미 또한 있을 것이다.

그러나 둘만 보기가 너무 아까워(?) 남들에게 보여주면서 또 다른 쾌감을 느끼는 사람들,남들 부부가 어떻게 하나 엿보며 즐기는 사람들,세상은 요지경인가?

"그런 거 어느 사이트로 가면 '찐'한 걸로 볼 수 있을까? 흐흐흐."

/한국성교육연구소 www.성박사.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