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동의 한 까페에서 그를 만났다.

188cm의 훤칠한 키에 순정만화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긴 머리의 외모는 어디에서든 주목받기에 충분했다.

반갑다고 인사를 건네며 먼저 악수를 청해오는 이필립. 신인에게서 풍기는 신선함과 동시에 여유로움이 동시에 묻어나온다.

한국말을 공부한지 2년. '태왕사신기'에서는 대사가 그리많지않아 그의 한국어실력이 어느정도일까 궁금했다.

의외다. 미국에서 20여년을 살아온 그답지않게 너무도 자연스럽게 자신의 생각과 신념을 느릿느릿 매력적인 목소리로 털어놓는다.

"한국말이 서툴던 시절, 아버지가 상을 받으실 일이 있어 공개적인 모임에서 아버지에 대한 소감을 말해야 했는데 제가 그만 '아버지는 너무 기특하세요'라고 말해 웃음바다가 된 적이 있어요"

액션씬이 많은 사극 촬영중 부상당한 데는 없는지 묻자 가슴팍을 보여준다.

낙마사고로 갈비뼈에 금이가고 지금도 통증이 있단다.

"얼마전에 주무치 박성웅씨와 배용준씨 면회를 다녀왔어요. 드라마를 통해 형제처럼 지낸 사이라 오늘도 통화했는걸요" 드라마속 이미지만이 이필립의 전부는 역시 아니었다.

의외로 사람을 잘 사귀고 좋은 사람만나면 소주 한 잔 기울이며 이야기 나누는걸 좋아한다고 말한다.

눈에 띄는 외모때문에 어딜가나 시선을 집중받는게 혹시 불편하게 느껴지지는 않을까. "아직은 너무 신기해요. 부담스럽기도 하고요. 그저 제가 하고싶었고 좋아하는 연기를 할 뿐인데 이처럼 많은 사랑을 주신다는데 감사하다는 말씀 꼭 드리고 싶었습니다. 팬 여러분의 응원이 얼마나 큰 힘이 됐는지 정말 모르실겁니다"

모델, 내려다보는 훤칠한 키, 조각같은 외모, 학벌, 든든한 집안 어느하나 빠지는 구석이라고는 없는 이필립이 혈혈단신 한국행을 택해 연기자의 길을 선택한 이유? "연기를 통해 모든 인생을 표현한다는 점이 너무나 매력적입니다. 한계가 없다고나 할까요. 죽기전에 꼭 연기자가 되고싶었어요"

극중 수지니(이지아 분)같은 털털한 스타일의 여성은 어떻게 생각할까 "전 마음의 공유가 가장 중요합니다. 뭔가 배울점이 많은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라고 이상형에 대해 밝힌다.

'태왕사신기' 드라마를 통해 배용준 등 선배 배우들로부터 연기와 인생에 관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하는 이필립의 각오를 들어봤다. "드라마속 처로의 이미지 외에도 더 많은 끼가 제 안에 있어요. 다양한 모습을 앞으로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멋진 배우가 되어야 하는데 앞으로 갈길이 멉니다"



디지털뉴스팀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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