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년에 한 번 나올 논리학자' 쿠르트 괴델(1906~1978).그의 규명이 있기 전까지 수학의 명제는 증명이 되어야만 '참'이었고 그것을 '정리'라고 불렀다.

정리는 곧 '진리'였다.

그러나 약관 25세의 괴델이 '참이지만 증명할 수 없는 산술적 명제가 존재한다'는 불완전성 정리를 발표하자 세상은 발칵 뒤집어졌다.

어떤 사상가는 절망했고 어떤 이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불완전성-쿠르트 괴델의 증명과 역설'(레베카 골드스타인 지음,고중숙 옮김,승산)은 '증명할 수 없음을 증명한' 20세기 최고의 수학적 성과를 다뤘다.

고뇌에 찬 천재의 생애를 배경으로 '위대한 정리'의 의미와 파장을 밀도 높게 그렸다.

인간 정신의 '변경'을 탐색하는 철학적 주제가 소설처럼 재미있게 읽힌다.

"이 증명의 탄생에 크게 기여한 것은 자기 부정적 역설이다.

누군가 '나는 거짓말쟁이다'라고 말했을 때 이 말은 참 아니면 거짓 중의 하나다.

만약 이 말이 참이라면,그는 거짓말쟁이다.

동시에 거짓말쟁이가 '나는 거짓말쟁이'라고 참말을 한 결과가 되므로 거짓말쟁이가 아니다.

즉 참말이 되면 곧 거짓말이 되고 또 그 반대가 되어 무엇이 진리인지 구분할 수 없을 뿐더러,참이면서도 거짓이라는 모순적 결론에 이르게 된다.

괴델의 정리는 이러한 패러독스의 구조를 수학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괴델의 엄청난 업적에 비해 개인적 삶은 그리 순탄치 못했다.

나치에 의한 강사직 박탈로 고생이 심했으며 여섯 살 연상인 술집 댄서와 결혼하는 파격도 주저하지 않았다.

누군가 자신을 독살할지 모른다는 편집증에 음식을 거부한 결과 키 168㎝,체중 29㎏의 상태에서 죽음을 맞이했다고 한다.

어머니 뱃속 태아 자세로 웅크린 채.352쪽,1만5000원.

김홍조 편집위원 kiru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