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중이던 한국슈넬제약이 돌연 감사보고서 의견거절 판정이 나오면서 상장폐지 가능성이 짙어졌다.

적대적 인수·합병(M&A) 테마만 믿고 발을 담갔던 투자자들이 자칫 큰 손실을 볼 것으로 우려된다.

증권선물거래소는 21일 9월 결산법인 한국슈넬제약이 이번 사업연도에서 외부 감사 결과 의견거절을 받아 거래를 정지시키고 상장폐지 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외부 감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임직원 단기대여금 20억원 △장단기 대여금 12억원 △지분법 적용 투자주식 12억원 등에 대해 회계감사 기준에서 요구하는 감사 절차를 충족하지 못했다며 의견거절 판정을 냈다.

한국슈넬제약은 퇴출을 피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한국슈넬제약 관계자는 "의견거절을 벗어나기 위해 삼일회계법인과 협의해 문제가 된 부분에 대해 보완 자료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거래소에는 이의신청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삼일회계법인이 한국슈넬제약에 대한 감사의견을 한정이나 적정으로 바꾸지 않으면 퇴출된다.

삼일회계법인의 의견 변경이 나오면 증권선물거래소는 내년 반기보고서 제출까지 상장폐지를 유예해준다.

한국슈넬제약이 돌연 상장폐지 위기를 맞으면서 투자자들은 공황 상태에 놓였다.

한국슈넬제약은 지분 10.53%를 취득한 오로라리조트홀딩스의 적대적 M&A 공격을 받으며 오는 28일 주주총회에서 표대결을 예고한 상황이다.

보유지분이 5%대에 불과했던 김주성 대표 등 경영진도 최근 드림화인캐피탈에 담보로 제공했던 지분 5.36%를 되찾는 등 맞불을 놓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국슈넬제약은 경영진이 횡령ㆍ배임 혐의로 조사받던 회사"라며 "경영권 분쟁에만 눈이 어두웠던 투자자는 물론 M&A 공격자도 자칫 큰 피해를 보게 됐다"고 말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