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티캠으로 피인수 될 예정인 제이콤이 21일 공시를 통해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서 "회사측 공시 이외의 내용에 대해서는 믿지 말아달라"고 황 전 교수와의 연관성을 또 다시 부인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비티캠 박찬하 부사장은 이날 <한경닷컴>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황 전 교수의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말한 것은 사실"이라며 황 전 교수와의 향후 협력적 관계를 거듭 확인시켰다.

특히 황 전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팀 제자였던 미국 바이오 업체 수석연구원으로 알려진 신모 박사와 미국 텍사스A&M 대학 최모 박사 등 6명 가량의 연구진과 함께 무균 돼지와 말 복제 관련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까지 상세히 설명했다.

◆비티캠 박찬하 부사장 "기사의 내용 중 사실과 다른 것은 없다"

코스닥 상장업체 제이콤을 인수하게 된 비티캠의 박찬하 부사장은 이날 <한경닷컴>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비티캠 "황우석씨와 협력 관계"..황 전 교수 복귀 초읽기>(한경닷컴 12월21일 오후 1시25분 보도)의 기사 내용은 사실과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한경닷컴의 기사가 보도된 이후인 오후 2시50분께 박영숙 비티캠 대표이사와 강용석 이사, 박찬하 부사장, 제너시스 류건상 사장 등은 서울 여의도 제네시스측 사무실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박 부사장은 "강용석 비티캠 이사측이 제너시스투자자문측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시를 낸 것"이라며 이러한 강 이사의 결정은 "주가가 급등했을 경우, 주가급등에 대한 사유를 밝히는 조회공시 등을 통해 해명을 해야 하는 입장에 처할 수 있다고 예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제너시스측 관계자도 "기사 등 내용에 자꾸 대응하면 상황이 더 안 좋아질 수 있으니 공시하는 것은 자제하자고 권했으나, 강 이사측의 주장을 굽힐 수 없었다"며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했다.

황 전 교수가 줄기세포 논문 조작 혐의로 재판중인 상황이어서, 강 이사 입장에서는 매부인 황 전 교수의 복귀에 대한 얘기가 구체적으로 나오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기자간담회 "황 전 교수와 관련 없다"→기자와 인터뷰자청 "황 전 교수와 협력관계 유지할 것"

황 전교수의 장모가 이끌고 있는 의약품 업체인 비티캠은 지난 14일 코스닥 상장업체인 제이콤을 인수키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최대주주인 제너시스사모기업인수증권 투자회사 2,3호, 제너시스투자자문이 보유 중인 제이콤 주식 250만주와 경영권을 비티캠에게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이에 따라 황 전 교수의 코스닥시장 입성이 시장에서 이슈로 떠올랐고, 이 때부터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비티캠측은 그러나 이 당시 "박영숙씨가 황 전 교수의 장모이기는 하지만 회사의 사업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면서 "신규 바이오 사업을 위해 상장사 인수를 추진한 것으로 봐 달라"고 황 전 교수와의 관계를 부인했었다.

이후 17일 제이콤은 신규사업 추진과 사업 다각화를 위해서 △가축, 동물 품종개량사업 및 위 유관 부대사업 △의료기술 개발사업과 위 유관 부대사업 △신물질 개발 및 제조와 유관 부대사업 등 사업목적을 추가했다. 이 때문에 황 전 교수의 코스닥 시장 입성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 지적이다.

황 전 교수의 코스닥 입성 가능성이 점차 기정사실화 되자 20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박영숙 비티캠 대표이사가 황 전 교수의 장모라는 사실로 인해 오해가 많다"며 "황 전 교수에게 복제 관련 사업을 제의했지만, 사정상 성사되지 못했다"고 재차 부인했었다.

그런데 황 전 교수와 관계가 전혀 없는 것으로 기사화되자 21일 비티캠 박찬하 부사장이 <한경닷컴> 기자측에 연락을 취해 직접 만날 것을 제안했다. 이 자리에서 "황 전 교수의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며 "황 전 교수와 비티캠은 향후 협력적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이어 "비티캠 박 대표와 강 이사 등 대주주들이 '전면 부인으로 기사화 되면 향후 협력 관계가 이뤄질 때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어느 정도 황 전 교수와 협력 가능성을 열어둬라'는 내용을 전달하고 싶었다"라며 인터뷰 이유를 설명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