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스크롤 게임 너도나도 '베끼기'… 과당경쟁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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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에 '횡스크롤 게임' 열풍이 거세다.
'메이플스토리''던전앤파이터'와 같이 스크롤을 옆으로 이동하며 즐기는 횡스크롤 게임이 인기를 얻자 너도나도 비슷한 게임을 내놓고 있다.
겨울방학에 맞춰 나오는 횡스크롤 게임만 10개가 넘는다.
일각에서는 총싸움게임(FPS)에 이어 횡스크롤 게임도 유사 게임이 범람해 시장이 혼탁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횡스크롤 게임 열풍은 메이플스토리에서 시작됐다.
이 게임은 귀여운 캐릭터가 괴물을 때려잡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나온 지 4년이 지난 지금도 동시접속자가 20만명이나 된다.
넥슨은 이 게임 덕에 매출 2000억원대로 올라섰다.
메이플스토리보다 2년 늦게 나온 던전앤파이터도 동시접속자가 16만명에 달한다.
메이플스토리로 재미를 본 넥슨은 두 번째 횡스크롤 게임 '쿵파'를 내놓았다.
그러나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이에 최근 '엘소드'를 내놓고 '메이플스토리 대박'에 재도전하고 있다.
넥슨에 이어 크고 작은 업체들이 횡스크롤 게임에 앞다퉈 손을 댔다.
CJ인터넷은 '쿵야 어드벤처''오즈크로니클''우리가 간다' 등 횡스크롤 게임을 3개나 확보했다.
이 밖에 서비스 일정이 공개된 게임만 네오위즈게임즈 '텐비',엔씨소프트 '드래고니카',YNK코리아 '카드던전 크레파스',제이씨엔터테인먼트 '고스트X',삼성전자 '루딕스 온라인' 등 줄잡아 10개가 넘는다.
횡스크롤 게임을 내놓았거나 준비하고 있는 업체들은 한결같이 "다른 장르보다 매력적"이라고 얘기한다.
화살표를 비롯한 한두 개 키로 조작이 가능해 누구든지 즐길 수 있다.
또 캐릭터 육성과 같은 MMORPG 요소가 있어 한 번 인기를 얻으면 생명력이 길다.
다른 장르보다 제작이 쉽고 사양이 낮은 PC에서도 무리없이 작동하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경쟁 과열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이도 많다.
10개가 넘는 횡스크롤 게임이 쏟아져 나오면 게이머의 관심이 분산될 게 뻔하고 결국 총싸움게임과 마찬가지로 다 같이 망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것.총싸움게임의 경우 '서든어택'과 '스페셜포스'가 성공하자 30개가 넘는 유사 게임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한두 개를 제외하곤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번 겨울방학에 맞춰 나오는 횡스크롤 게임도 대부분 비슷하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새로 나온 횡스크롤 게임이 대부분 메이플스토리나 던전앤파이터를 베낀 것이라서 염려스럽다"며 "게임을 차별화하지 않으면 총싸움게임과 마찬가지로 시장이 혼탁해져 결국 게이머들로부터 외면을 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