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cm의 훤칠한 키에 긴 머리를 바람에 휘날리며 달리는 말 위에서 검을 휘두르던 청룡의 신물.

순정만화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이필립은 첫작품 '태왕사신기'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미국에서 태어나 이십여년을 살다가 무작정 연기에 대한 갈망 하나로 부모님의 만류를 뿌리치고 태평양을 건너온 그답게 연기에 대한 각오는 남다르다.

한국말을 공부한지 2년. '태왕사신기'에서는 대사가 그리많지않아 그의 한국어실력을 뽐내기에 부족했지만 그의 한국말 실력은 이제 수준급.

웬만한 농담에도 맞받아치는 그를 보면 피나는 노력을 기울인 2년여의 시간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태왕사신기 촬영 중에는 전국 안다닌데가 없을 정도로 많이 돌아다니고 잠잘 시간도 솔직히 부족했어요. 그렇지만 시간 날때마타 틈틈히 차안에서 책을 읽으려 노력했습니다"

한국말이 서툴러 일어난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혹시 있을까 "전에 아버지가 상을 받으실 일이 있어 공개적인 모임에서 아버지에 대한 소감을 말해야 했는데 제가 그만 '아버지는 너무 기특하세요'라고 말해 웃음바다가 된 적이 있어요"

이필립의 아버지는 연간 매출 2억 달러 규모의 통합 정보기술(IT) 솔루션 제공업체인 STG를 경영하는 이수동 회장이며 이필립과 함께 조지워싱턴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아 화제가 됐던 바 있다.

"얼마전에 주무치 박성웅씨와 배용준씨 면회를 다녀왔어요. 드라마를 통해 형제처럼 지낸 사이라 오늘도 통화했는걸요" 드라마속 이미지만이 이필립의 전부는 역시 아니었다.

의외로 사람을 잘 사귀고 좋은 사람만나면 소주 한 잔 기울이며 이야기 나누는걸 좋아한다고 말한다.

휴식을 취하며 신중히 자신에게 맞는 캐릭터를 골라 조만간 팬들 곁으로 다시 오고 싶다는 이필립.

"태왕사신기의 처로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팬 여러분이 실망하실까봐 걱정이 됩니다. 제 안에 있는 또다른 매력들을 다 보여드리고 싶어요"

식사를 걸러야 할 정도로 최근 바빠지자 인기를 실감하게 됐다며 "아직은 너무 신기해요. 부담스럽기도 하고요. 그저 제가 하고싶었고 좋아하는 연기를 할 뿐인데 이처럼 많은 사랑을 주신다는데 감사하다는 말씀 꼭 드리고 싶었습니다. 팬 여러분의 응원이 얼마나 큰 힘이 됐는지 정말 모르실겁니다"

이동하는 차안에선 어떤 군것질을 즐겨 할까. "(V라인을 만들어준다는) ㅇㅇㅇ수염차, 바나나, 커피는 늘 제 차안에 구비되어 있어요"라고 말하며 매력적인 눈웃음을 짓는 이필립.

'태왕사신기' 인기 주역들의 30일 밤 MBC 연기대상 수상 여부도 핫이슈로 떠올랐다.

배용준, 최민수는 남자 최우수상 후보, 이필립과 이지아는 신인상 후보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자칫 지루해질수 있는 내면연기를 훌륭히 소화해내 시청자들로부터 '신인답지않다'는 평을 들은 이필립의 수상여부에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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