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대선에서 낙선한 후보들이 불과 100여일 앞으로 다가온 18대 총선에서 어떤 행보를 취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후보 개인의 거취는 물론이고 자신이 속해있는 정치세력의 총선 향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우선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로 출마했던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대선 패배는 제가 부족한 탓"이라며 당분간 백의종군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본인이 '국민과 당의 부름'을 전제로 복귀할 수 있다는 입장인 만큼 이번 총선에서 여권의 부진이 예상되는 수도권 지역구에 출마해 재기를 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당 창당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총선출마설을 일축하고 있으나 정치적 필요에 의해 출마가능성이 제기된다.

비례대표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으나 내부에서는 신당이 총선에서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이 전 총재가 직접 지역구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재가 출마할 가능할 경우 선영이 있는 홍성ㆍ예산이 유력한 대상지로 거론되고 있다.

백의종군 의사를 밝힌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당내 유일한 지역구 의원(경남 창원을)으로서 지역구를 잘 관리해온만큼 재선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와 이인제 민주당 의원은 일치감치 총선 출마 의사를 굳힌 경우다.

문 대표는 '정치 1번지' 종로나 '중소기업 강국 건설'브랜드를 살릴 수 있는 구로 등을 출마대상지로 올려놓고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다.

이 의원도 현재 자신의 지역구인 충남 논산ㆍ계룡ㆍ금산에서 출마해 부활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