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조선주들이 12월 신조선가지수 급등에 힘입어 재상승의 뱃고동을 울리고 있다.

조선주가 포함된 운수장비업종은 24일 70.40포인트(4.11%) 급등한 1782.74에 장을 마쳤다.

업종 대표주인 현대중공업이 6.64% 오른 것을 비롯해 현대미포조선(5.33%) 삼성중공업(5.28%) 등도 큰 폭으로 뛰었다.

대우조선해양(4.38%)과 STX조선(2.22%) 한진중공업(3.76%) 등도 상승세에 동참했다.

올 들어 몇 배씩 오른 조선주는 최근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는 증시 격언처럼 하락폭도 상대적으로 컸다.

일부 외국계 증권사에선 '차익을 실현하고 경기방어주로 옮겨타라'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대부분의 업종 애널리스트들은 변함없는 애정 공세를 보이고 있다.

내년에도 신조선가 상승은 이어질 것이며 조정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으라는 권고다.

◆클락슨 신조선가지수 사상 최고치 경신

이날 조선주를 들썩이게 만든 건 지난 주말 나온 신조선가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클락슨 신조선가지수(21일 기준)는 전주 대비 2포인트 상승한 184를 기록했다.

12월 들어서만 5포인트(2.7%)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조선사들의 수주 잔량 급증과 건조 도크 부족으로 신조선가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부 선종별 가격도 강세다.

초대형 유조선(VLCC)은 전주 대비 평균 100만달러 상승한 1억4600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컨테이너선(3500TEU급)도 100만달러 오른 6300만달러를 찍었다.

김홍균 한화증권 연구원은 "12월 신조선가지수 상승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지난 10년간 12월 지수 상승은 3번에 그쳤으며 상승폭도 최대 2포인트에 불과했었다"고 설명했다.

◆'신조선가 상승세 계속된다'

12월의 이례적인 신조선가 급등에 내년 조선주 기상도 밝아지고 있다.

송 연구위원은 "신조선가 상승 흐름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안정적인 수주량을 확보해 세계 조선산업은 한 단계 레벨업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조정으로 주가가 낮아진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그는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매우 저평가된 상황"이라며 현대중공업을 최우선 추천했다.

그는 현대미포조선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에 대해서도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해양플랜트 부문의 고성장도 주가 반등 요인으로 꼽힌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례없는 고유가 기조로 원유 시추설비 부족 현상은 내년에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원유 시추설비가 실적 호전을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을 최우선 추천주로 내세웠다.

반면 일각에서는 여전히 부정적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CS)는 "최근 신조선을 위한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데다 일부 해운업체가 벌크선으로 발주를 전환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수주 둔화 가능성을 우려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