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번엔 '신용카드 대란' 오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여파로 휘청거리고 있는 미국 경제가 이번에는 '신용카드 대란'을 맞는 게 아니냐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오토 론,학자금 대출 등 미 경제 곳곳에서 신용위기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미 의회를 중심으로 경기를 되살리려는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AP통신은 뱅크오브아메리카 캐피털원 등 미국 내 주요 신용카드업체 17곳의 지난 10월 자료를 집계한 결과 30일 이상 연체된 신용카드 대금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6% 늘어난 173억달러(약 16조2000억원)에 달했다고 24일 보도했다.
또 카드사들이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채무 불이행 판정을 받은 카드 사용 금액은 9610억달러로 작년 10월에 비해 18% 늘어났으며 일부 카드사에서는 90일 이상 연체된 카드 대금 증가율이 50%를 웃돌기도 했다고 전했다.
지난 21일을 기준으로 한 30일 이상 연체 계좌수 또한 작년 11월에 비해 2만5716개 증가했으며 불과 1개월여 동안 늘어난 30일 이상 연체 계좌수 역시 6000개에 달했다.
캐피털원의 경우 지난달 열린 애널리스트 대상 경영 설명회에서 2008년도 신용카드 대금 상각 비용으로 49억달러를 적립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부채 상환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물건부터 사는 미국의 소비 문화가 신용카드 부실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신용 시장이 위축돼 있어 카드 빚에 허덕이는 미국인들을 구제해 줄 만한 제도적 여지가 줄어들고 이로 인해 카드 채무 불이행 사태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미국에선 2005년부터 평균 이상 소득을 얻는 사람의 경우 채무를 완전히 탕감받지 못하도록 관련 법률이 개정된 상태여서 신용카드 부실 문제가 경제 회복에 상당한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 의회를 중심으로 경기부양 방안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경기 부양안에는 모기지 위기로부터 서민층을 보호하기 위한 단기 대책은 물론 감세와 인프라 투자 등 장기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원 예산위원회 관계자는 21일 로이터 회견에서 "(의회 내에서) 분명히 많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신용경색 위기가 단기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실수"라고 강조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