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자에게 바란다] (6) 교육부가 죽어야 교육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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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인적자원부는 차기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수술대상 1호다.
해체하거나,과학기술부로 흡수통합하거나,기능을 축소하는 등의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그만큼 참여정부의 교육정책이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는 뜻이다.
참여정부 교육부의 특징은 국가가 초등학교에서부터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각급 교육기관의 의사결정에 개입했다는 것.'3불(不)정책(대입에서 본고사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를 금함)'이 대표적이다.
한국경제신문이 사회 지도층 인사들을 대상으로 차기정부가 추진해야 할 교육정책의 방향을 묻자 "3불(不)대신 5허(許)"라는 답이 돌아왔다.
5허(許)에는 "교육을 살리려면 경쟁을 촉발시켜야 하고,이를 위해서는 교육의 금기들로부터 교육주체들을 자유롭게 해줘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인재의 기준은 대학이 정한다
전문가들은 현행 대입제도의 가장 큰 문제를 "학생선발 기준을 정부가 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공교육 정상화,사교육비 절감 등의 목적으로 대입제도를 뜯어고치다 보니 대학들은 붕어빵처럼 똑같은 기준에 따라 신입생을 뽑을 수밖에 없었다는 뜻이다.
"정부가 할 일은 수능과 내신성적,논술 등 대학별 시험이 공정하게 시행되는지를 감독하는 일이다.
이 중 어느 요소를 얼마만큼 반영할지는 대학에 전적으로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헌석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정부가 반영비중을 높여줄 것을 요구해온 내신의 경우 학교별 교육과정의 차이,학생들의 평균수준 등 다양한 정보들을 공개하고 대학이 이 정보들을 자율적으로 해석할 수 있게 해야 실효성을 가지는 평가지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원자격증=철밥통'공식 깨라
공교육의 질이 떨어지는 이유 중 하나가 '임용만 되면 정년이 보장되는 교원임용제도'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많다.
전문가들은 사범대 출신으로 임용고시 합격자들에게만 부여하는 교원 자격기준을 석사ㆍ박사학위 소지자 등으로 완화하고 자격 미달자를 상시 퇴출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한다.
이른바 일본식 모델이다.
일본은 전체 교사 중 교원자격증이 없는 교원의 비율을 2012년까지 20%로 높이고 2009년부터 교사면허갱신제도를 시행해 부적격 교사를 걸러낸다는 방안을 확정한 바 있다.
"공교육이 사교육처럼 엘리트들에게 맞는 맞춤형 교육을 시키려면 높은 전문지식을 가진 전문가들을 교사로 배치해야 한다.
능력 있는 외부 전문가 교수가 늘어나야 교원 사회도 자극을 받는다." (박천일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대학 구조조정을 촉발시켜라
한국 대학교육의 또다른 문제는 대학이 필요 이상으로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 고교생의 대학 진학율은 83%에 이른다.
대학이 많다 보니 생기는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지원할 대학이 많은 만큼 고등교육 예산의 집중과 선택이 이뤄지지 않는다.
대학을 졸업했다는 이유로 생산직을 기피하는 '백수'들이 늘어나는 사회문제도 발생한다.
"국가에서 최소 자격기준을 두고 일정 기간 내에 자격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대학은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한다는 차원에서라도 퇴출시켜야 한다.
대학의 인수합병을 활성화시키는 것도 대안일 수 있다." (백순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사교육과 손잡아라
참여정부가 추진한 '방과 후 학교'는 사교육비를 절감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정책이다.
방과 후 학교는 수업 뒤 남는 유휴교실에 외부강사를 초청해 학원에서 배울 수 있는 강의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정책이다.
하지만 시행과정에서 기업형 사교육기관의 방과 후 학교 참여는 철저히 배제됐다.
교원사회의 반발을 의식해 비영리법인,개인자격의 학원강사 등으로 방과 후 학교 강사의 자격을 제한한 것.'아마추어 선수'로만 출전 자격을 제한하자 방과 후 학교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관심도 사라졌다.
전문가들은 사교육을 없앨 수 없다면 공교육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것이 그나마 사교육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지적한다.
한국경제신문 여론조사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64%가 기업이나 대형학원 등 법인 단위의 방과 후 학교 참여를 허용해야 한다고 답해 불허라는 응답(24.7%)을 압도했다.
◆외국 대학에 대한 규제를 풀어라
한국은 해외대학 유치의 불모지다.
정부와 대학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원 100명도 안 되는 네덜란드 물류대학원 1곳을 전남 광양에 유치했을 뿐이다.
해외 교육기관들이 한국을 외면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자유무역지대에 해외 대학을 두더라도 본국으로 이익금을 송금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관련 규제가 심하기 때문이다.
돈벌이가 되는 내국인 정원을 제한하는 것도 탐탁치 않은 대목이다.
"교육시장을 개방해 외국 대학을 대거 유치해야 한국 대학의 경쟁력이 높아진다.
해외 대학들이 한국에 관심을 가지기 위해서는 등록금 책정,학생선발 등을 자유롭게 해줘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이연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해체하거나,과학기술부로 흡수통합하거나,기능을 축소하는 등의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그만큼 참여정부의 교육정책이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는 뜻이다.
참여정부 교육부의 특징은 국가가 초등학교에서부터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각급 교육기관의 의사결정에 개입했다는 것.'3불(不)정책(대입에서 본고사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를 금함)'이 대표적이다.
한국경제신문이 사회 지도층 인사들을 대상으로 차기정부가 추진해야 할 교육정책의 방향을 묻자 "3불(不)대신 5허(許)"라는 답이 돌아왔다.
5허(許)에는 "교육을 살리려면 경쟁을 촉발시켜야 하고,이를 위해서는 교육의 금기들로부터 교육주체들을 자유롭게 해줘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인재의 기준은 대학이 정한다
전문가들은 현행 대입제도의 가장 큰 문제를 "학생선발 기준을 정부가 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공교육 정상화,사교육비 절감 등의 목적으로 대입제도를 뜯어고치다 보니 대학들은 붕어빵처럼 똑같은 기준에 따라 신입생을 뽑을 수밖에 없었다는 뜻이다.
"정부가 할 일은 수능과 내신성적,논술 등 대학별 시험이 공정하게 시행되는지를 감독하는 일이다.
이 중 어느 요소를 얼마만큼 반영할지는 대학에 전적으로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헌석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정부가 반영비중을 높여줄 것을 요구해온 내신의 경우 학교별 교육과정의 차이,학생들의 평균수준 등 다양한 정보들을 공개하고 대학이 이 정보들을 자율적으로 해석할 수 있게 해야 실효성을 가지는 평가지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원자격증=철밥통'공식 깨라
공교육의 질이 떨어지는 이유 중 하나가 '임용만 되면 정년이 보장되는 교원임용제도'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많다.
전문가들은 사범대 출신으로 임용고시 합격자들에게만 부여하는 교원 자격기준을 석사ㆍ박사학위 소지자 등으로 완화하고 자격 미달자를 상시 퇴출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한다.
이른바 일본식 모델이다.
일본은 전체 교사 중 교원자격증이 없는 교원의 비율을 2012년까지 20%로 높이고 2009년부터 교사면허갱신제도를 시행해 부적격 교사를 걸러낸다는 방안을 확정한 바 있다.
"공교육이 사교육처럼 엘리트들에게 맞는 맞춤형 교육을 시키려면 높은 전문지식을 가진 전문가들을 교사로 배치해야 한다.
능력 있는 외부 전문가 교수가 늘어나야 교원 사회도 자극을 받는다." (박천일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대학 구조조정을 촉발시켜라
한국 대학교육의 또다른 문제는 대학이 필요 이상으로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 고교생의 대학 진학율은 83%에 이른다.
대학이 많다 보니 생기는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지원할 대학이 많은 만큼 고등교육 예산의 집중과 선택이 이뤄지지 않는다.
대학을 졸업했다는 이유로 생산직을 기피하는 '백수'들이 늘어나는 사회문제도 발생한다.
"국가에서 최소 자격기준을 두고 일정 기간 내에 자격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대학은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한다는 차원에서라도 퇴출시켜야 한다.
대학의 인수합병을 활성화시키는 것도 대안일 수 있다." (백순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사교육과 손잡아라
참여정부가 추진한 '방과 후 학교'는 사교육비를 절감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정책이다.
방과 후 학교는 수업 뒤 남는 유휴교실에 외부강사를 초청해 학원에서 배울 수 있는 강의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정책이다.
하지만 시행과정에서 기업형 사교육기관의 방과 후 학교 참여는 철저히 배제됐다.
교원사회의 반발을 의식해 비영리법인,개인자격의 학원강사 등으로 방과 후 학교 강사의 자격을 제한한 것.'아마추어 선수'로만 출전 자격을 제한하자 방과 후 학교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관심도 사라졌다.
전문가들은 사교육을 없앨 수 없다면 공교육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것이 그나마 사교육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지적한다.
한국경제신문 여론조사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64%가 기업이나 대형학원 등 법인 단위의 방과 후 학교 참여를 허용해야 한다고 답해 불허라는 응답(24.7%)을 압도했다.
◆외국 대학에 대한 규제를 풀어라
한국은 해외대학 유치의 불모지다.
정부와 대학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원 100명도 안 되는 네덜란드 물류대학원 1곳을 전남 광양에 유치했을 뿐이다.
해외 교육기관들이 한국을 외면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자유무역지대에 해외 대학을 두더라도 본국으로 이익금을 송금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관련 규제가 심하기 때문이다.
돈벌이가 되는 내국인 정원을 제한하는 것도 탐탁치 않은 대목이다.
"교육시장을 개방해 외국 대학을 대거 유치해야 한국 대학의 경쟁력이 높아진다.
해외 대학들이 한국에 관심을 가지기 위해서는 등록금 책정,학생선발 등을 자유롭게 해줘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이연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