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서울에서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는 4만8890가구로 올해보다 36%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권 입주 물량은 올해의 2배를 넘어 전세를 얻기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강북지역 등 비강남권은 올해보다 오히려 3000가구 정도 줄어 전세 사정이 좋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내년에는 강북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재개발이 추진되면서 해당지역 주민들의 이사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재개발사업 일정을 조정하지 않으면 일시적으로 전세난이 빚어지는 지역이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강남권

내년 서울 입주아파트 4만8890가구…강남권은 늘지만 강북은 줄어
25일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서울 신규 입주 아파트는 올해(3만5769가구)보다 1만3121가구 증가한 4만8890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강남권 4개구 입주물량은 2만7174가구로 서울 전체 물량의 55.6%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올해(1만1063가구)의 2.4배 수준으로 부동산114가 입주아파트 물량을 조사하기 시작한 1983년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송파구에서만 총 2만2349가구가 입주한다.

5000가구 이상 대단지만 해도 내년 7월 잠실주공2단지(5563가구),8월 신천동 잠실시영(6864가구),9월 잠실주공1단지(5678가구) 등 3곳 1만8105가구에 이른다.

이와 함께 장지3,4단지에서 881가구가 입주한다.

또 강동구에서는 내년 6월 강동 시영1단지를 재건축하는 '롯데캐슬퍼스트' 3226가구의 입주가 예정돼 있다.

서초구에선 이르면 내년 12월 3410가구 규모의 반포 주공3단지가 입주를 시작할 전망이다.

강남권은 지난해 잠실 주공4단지 재건축 아파트 '레이크팰리스(2678가구)'와 올해 주공3단지 재건축 '트리지움(3696가구)' 등의 입주로 현재까지 공급 과잉상태가 지속되고 있어 내년 이들 신규 단지들의 입주가 시작되면 전셋값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올 8월 말 입주한 트리지움은 4개월째인 현재까지도 입주율이 80%를 겨우 넘길 정도로 입주물량이 여유가 있는 상태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최근 강남권 학군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이어서 입주아파트가 대거 쏟아지면 전셋값 하락을 자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강북지역

반면 강북지역 등 비강남권에서는 내년 입주 예정 아파트가 2만1716가구로 올해(2만4706가구)보다 2990가구 적다.

1000가구 이상 대단지도 은평뉴타운 1지구(4660가구)와 중구 황학동 롯데캐슬베네치아(1870가구) 2곳밖에 없다.

특히 강북에서는 분양가상한제를 피해 올 11월 말까지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한 재개발 단지가 많아 원주민들의 이사 수요가 본격화될 내년 3~4월부터는 지역에 따라 전세난이 빚어지면서 전셋값이 급등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더욱이 새 정부가 내년 강북 재개발 활성화를 적극 추진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서대문구의 경우 뉴타운사업과 일반 재개발사업에 따른 이주수요가 4318가구지만,신규 입주 물량은 790가구에 불과해 수급 불균형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성동구는 이주 수요가 2810가구인 반면 입주물량은 단 한 가구도 없으며 마포구도 이주 수요(2946가구)에 비해 입주물량(1821가구)이 크게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사장은 "강북 재개발지역 이주자들이 강남으로 이사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강남 전셋값이 떨어지더라도 강북 전셋값은 오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내년 서울 입주아파트 4만8890가구…강남권은 늘지만 강북은 줄어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