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 국내 극장가에서 뜻밖의 흥행돌풍을 일으킨 두 편의 영화가 있다.

올해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예술영화 '색,계(色,戒)'와 길거리 가수의 이야기를 다룬 독립영화 '원스(Once)'.'색,계'는 해외 영화제 수상작은 흥행에 실패한다는 속설을 깨고 관객 10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제작비가 1억5000만원에 불과한 '원스' 역시 웬만한 상업영화보다 나은 '관객 20만명 돌파'라는 기록을 세웠다.

기존 흥행공식과는 거리가 먼 두 영화의 성공비결은 바로 '입소문'이었다.

"그 영화 정말 볼 만해∼"라는 추천이 이어지면서 관객몰이에 성공한 것.

KMAC(한국능률협회컨설팅)가 26일 발표한 '고객이 가장 추천하는 기업'(KNPS)은 비단 영화에서뿐만 아니라 기업 경영에서도 이 같은 '입소문'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KNPS'(Korean Net Promoter Score)는 각각의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해 기존 이용고객들이 다른 고객들에게 추천할 의사가 있는지를 분석한 지수다.

제품ㆍ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충성도가 얼마나 적극적인가를 수치화한 것이다.

△소비재(음식료품,생활용품 및 기타소비재) △내구재(가전 및 사무기기,기타 내구재) △서비스업(금융서비스,유통 및 엔터테인먼트,통신서비스,기타 일반서비스) 등 3개 항목 총 88개 산업군별 상품ㆍ서비스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조사 결과 음식료품 부문에서는 대상(간장,고추장)과 OB맥주(맥주),두산(소주),동서식품(커피),동아오츠카(스포츠음료),동원F&B(참치캔),목우촌(햄,소시지) 등이 1위를 차지했다.

생활용품 부문에서는 아모레퍼시픽(기초화장품),제일모직(남성정장),애경산업(치약),CJ라이온(세탁ㆍ주방세제) 등이 고객들의 제품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전ㆍ사무기기 부문에서는 삼성전자가 냉장고 세탁기 휴대폰 TV 데스크톱PC 노트북PC 등 6개 부문에서 '가장 추천하는 기업'으로 꼽혔다.

자동차 부문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일반 승용차와 RV승용차 등 두 부문에서 기존 고객들의 로열티(충성도)와 추천의향 지수가 높았다.

이와 함께 금융부문에서는 국민은행,삼성카드,삼성화재 등이 각각 은행,신용카드,자동차보험 부문에서 각각 1위에 올랐다.

또 SK텔레콤(이동통신서비스),교보문고(대형서점)와 메가박스(영화관),현대홈쇼핑(TV홈쇼핑) 등도 각 부문에서 고객들이 가장 많이 추천하는 서비스로 꼽혔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