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해외 펀드가 국내 펀드 못지않은 인기를 끌자 운용사들이 너도나도 해외 펀드 신상품 출시에 주력하면서 주식형펀드 숫자에서도 해외 펀드가 국내 펀드를 앞질렀다.

올해 새로 나온 해외 펀드는 무려 700개가 넘는다.

이에 따라 국내 및 해외를 포함한 주식형펀드는 모두 1600여개에 달해 1년 전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하지만 설정액이 50억원이 안 되는 자투리펀드들이 절반을 차지하는 등 실속면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특히 설정액이 1조원대를 넘으면서 연간 수익률이 최상위권에 드는 펀드 중 일부는 판매가 중단된 경우도 있어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해외 펀드가 국내 펀드 앞질러

26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현재 설정된 해외 주식형펀드는 모두 862개에 달한다.

이는 국내 주식형펀드 791개보다 많다.

작년 말에는 국내 펀드가 661개로 해외 펀드 158개보다 4배 이상 많았다.

올 들어 해외 펀드가 704개 새로 나온 것이다.

하루에 2개꼴이다.

해외 펀드 지역별로는 글로벌펀드가 228개로 가장 많았고 중국펀드(100개) 아시아펀드(92개) 일본펀드(71개) 유럽펀드(61개) 이머징마켓펀드(58개) 인도펀드(27개) 등의 순이었다.

해외 펀드 종류도 크게 늘었다.

작년 말에는 일부 선진국펀드와 중국 인도펀드 등을 중심으로 13개 종류에 불과했으나 올 들어서는 지역 및 섹터펀드를 포함해 모두 32개로 늘었다.

이에 따라 국내 및 해외 펀드는 모두 1653개로 1년 사이 2배 이상 급증했다.

하지만 펀드 규모별로는 여전히 소형 펀드가 절반에 달했다.

국내 펀드의 경우 설정액 50억원 미만인 펀드가 416개로 전체의 52.6%에 달했다.

해외 펀드 중에서도 설정액 50억원 미만인 소규모 펀드가 49.3%로 절반에 가까웠다.

한편 설정액 기준 1조원 이상인 대형 펀드도 올해 말 현재 23개(국내 펀드 14개,해외 펀드 9개)로 늘었다.

국내 펀드로는 한국운용의 '삼성그룹적립식주식 1Class A'가 3조728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해외 펀드로는 '슈로더브릭스주식형자(E)'가 3조4246억원으로 1위였다.

◆일부 수익률 상위 국내 펀드 '그림의 떡'

하지만 펀드 규모가 크고 올해 수익률에서도 최상위를 기록한 펀드 중 일부는 판매가 중단된 상품이어서 투자자들로선 '그림의 떡'이란 불만이 나오고 있다.

같은 이름의 후속 상품에 가입할 경우에도 원조 상품과 운용 방식이 조금씩 달라 수익률에서 차이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올해 국내와 해외 주식형부문 연간 순위에서 나란히 1위를 차지한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과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주식1A'는 현재 가입이 불가능한 상품이다.

'디스커버리'의 경우 후속 펀드인 4호만 가입할 수 있고 '차이나솔로몬'은 2호가 나와 있다.

국내 주식형 상위 40위권 가운데 미래에셋의 '3억만들기인디펜던스K-1''인디펜던스1''인디펜던스2''디스커버리2A'와 KB자산운용의 'KB스타다가치성장주적립식1' 등이 현재 판매가 마감된 상품들다.

특히 후속 펀드의 경우 펀드매니저가 달라지고 운용 전략에서 일부 변화가 생기기 때문에 원조 펀드와 수익률 격차가 발생할 수 있어 미리 살펴보고 가입해야 한다.

'디스커버리'시리즈의 경우 원조 펀드는 최근 3개월간 0.68%의 수익을 내고 있지만 3호는 -3.31%,현재 판매 중인 4호는 -2.05%의 손실을 기록 중이다.

정종태/박해영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