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모태펀드와 같이 창업투자조합 등 벤처펀드에 투자하는 1000억원 규모의 민간 모태 펀드가 내년 3월께 국내 처음으로 결성될 전망이다.

정부의 모태펀드 운용기관인 한국벤처투자는 27일 '2007년 모태펀드 3차 출자사업'에서 유한책임회사(LLC)형 벤처캐피털인 한국피이매니지먼트(대표 이수범)가 신청한 '벤처펀드출자전문투자조합'에 10억원을 출자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투자조합은 창투조합 등 일반 벤처펀드처럼 개별 기업에 투자하지 않고 주로 창투사 등이 결성하는 벤처펀드에 출자하는 '모(母)펀드(fund of fund)'형태로 운용된다.

정부의 모태펀드가 정부자금을 재원으로 운용되는 데 반해 이 펀드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출자받아 운용하는 '민간 모태펀드'다.

정부가 기관투자가들의 벤처 투자 방식을 다양화하기 위해 지난 4월 벤처특별법을 개정,'민간 모태펀드' 설립 근거를 마련한 이후 실제로 결성이 추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수범 대표는 "관련법상 민간 모태펀드를 만들려면 한국벤처투자로부터 출자받아야 하기 때문에 이번에 최소 금액인 10억원을 신청해 승인받은 것"이라며 "대부분의 재원을 기관투자가들로부터 투자받아 최소 1000억원 규모로 내년 3월께 펀드 운용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벤처.창업투자 컨설턴트 출신으로 중소기업청의 창투사 및 창투조합 평가와 국내 최대 벤처투자기관인 국민연금의 투자 자문을 수행했을 만큼 벤처업계에서 펀드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민간 모태펀드는 기관투자가들이 간접적으로 벤처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개별 펀드에 직접 투자하는 데 따른 위험을 분산할 수 있고 관리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2005년 말 현재 518개,1296억달러 규모의 민간 모태펀드가 운영 중이다.

이 대표는 "민간 모태펀드는 국민연금 등을 제외하고는 개별 펀드에 직접 투자하는 것을 꺼리는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벤처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는 제도"라며 "공공 정책적인 성격을 가진 정부 모태펀드와는 달리 철저히 수익성 위주로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