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기고] 공부는 미국보다 많이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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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혁(任辰赫) < 美 Sacred Heart대 교수·경영학 >
대학을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근자에 부쩍 높아지고 있다.
세계 대학의 순위가 발표될 때마다 '왜 한국 대학들은 세계 10위권에 육박하는 경제 강국의 위상에 걸맞지 않게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가' 하는 자괴감이 문제 인식의 출발점이다.
한국 대학들은 전반적으로 볼 때 세계적 기준에 못 미친다는 것이 통설이다.
정부의 대학 지원금을 대폭 늘려서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방안은 대학 교육이 가진 전반적인 문제점의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임기 내에 교육 예산을 현재의 4.6%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5.2%를 넘는 6%까지 늘리겠다고 공약했다.
한국의 사교육비는 OECD 평균 0.7%의 4배가량인 2.9%에 달한다.
공교육비와 사교육비를 합치면 한국의 총 교육비는 7.5%로 OECD의 5.9%를 이미 훨씬 초과한다.
사교육비의 대부분은 현재의 교육 시스템이 사회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공급자와 수요자 간 미스 매치를 가정에서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부담하는 비용이다.
왜 그런 미스 매치가 존재하는가? 대학 교육이 사회가 요구하는 서비스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요인에 기인한다.
첫째는 현재의 교육 시스템이 사회의 급속한 변화에 부응하는 교육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고 둘째는 교육의 프로세스 또한 구태의연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교육 시스템은 산업화 시대에 적합하게 개발됐다.
산업화 시대에는 수요자를 확인하는 것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수요자를 획일적인 것으로 파악하기 때문에 공급자가 알아서 대량생산 시스템을 통해 공급하는 공급자 중심 체제가 가능했다.
지식기반 사회에서는 국제화와 정보기술 발전으로 인해 경쟁이 격화되면서 수요자의 욕구가 다양하게 분출되기 때문에 맞춤 생산과 대량 생산의 장점을 합친 대량맞춤 체제로 전환한다.
이를 위해서는 세분화된 수요자들의 개별적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또한 수요자의 요구를 잘 파악했다 할지라도 수요자 요구는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이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융통성 있는 공급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한국 대학생은 미국에 비해 공부를 많이 하지 않는다는 것이 또 하나의 통설이다.
하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사정은 사뭇 다르다.
미국 대학의 졸업 최저 이수학점은 대개 120이나 한국 대학은 130으로 10학점이 많다.
미국 대학은 전공 분야의 최저 이수학점이 한국보다 훨씬 적다.
즉 전공 이외의 과목들을 많이 들어서 폭넓은 사고를 하라는 것이다.
한국 대학에서 보게 되는 세분화된 전공 분야의 과목들은 대량맞춤 체제를 위해서가 아니라 학생들의 진로가 불확실하기에 이것 저것 잡다하게 배워 두면 그 중 얼마는 도움이 되리라는 공급자의 막연한 전제 때문이다.
즉 그만큼 교육의 낭비가 생긴다.
미국에서는 취업시 학교 공부 외에 따로 학원에 다닐 이유가 없다.
하지만 한국 대학생들은 학교 공부 외에도 각종 학원에 다니면서 취업 준비를 따로 한다.
따라서 한국 대학생과 미국 대학생의 공교육에 들어가는 시간만 따진다면 한국 학생들이 덜할지도 모르지만 사교육에 들어가는 시간까지 합친다면 한국 대학생이 훨씬 공부를 많이 한다.
미국 대학생들에 비해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한국 학생들의 공부는 미래의 지성인들에게 필요한 창의력,문제해결 능력,의사 표현력 등을 위한 것과는 무관하거나 오히려 역행하는 것이라는 점에 문제의 본질이 있다.
대학 교육의 개혁과 '이태백'으로 희화화된 청년실업 문제에 대한 기존 해결책들은 대부분 산업화 사회의 모델에 근거한다.
산업화 사회를 넘어 지식기반 사회로 넘어가는 과정에서는 그에 걸맞은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즉 대학 교육의 가치창조 체계와 그를 뒷받침하는 프로세스가 지식기반 산업에 필요한 인재를 길러 냄으로써 교육 입국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하는 데 이바지해야 한다.
/서울시립대 초빙교수
대학을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근자에 부쩍 높아지고 있다.
세계 대학의 순위가 발표될 때마다 '왜 한국 대학들은 세계 10위권에 육박하는 경제 강국의 위상에 걸맞지 않게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가' 하는 자괴감이 문제 인식의 출발점이다.
한국 대학들은 전반적으로 볼 때 세계적 기준에 못 미친다는 것이 통설이다.
정부의 대학 지원금을 대폭 늘려서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방안은 대학 교육이 가진 전반적인 문제점의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임기 내에 교육 예산을 현재의 4.6%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5.2%를 넘는 6%까지 늘리겠다고 공약했다.
한국의 사교육비는 OECD 평균 0.7%의 4배가량인 2.9%에 달한다.
공교육비와 사교육비를 합치면 한국의 총 교육비는 7.5%로 OECD의 5.9%를 이미 훨씬 초과한다.
사교육비의 대부분은 현재의 교육 시스템이 사회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공급자와 수요자 간 미스 매치를 가정에서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부담하는 비용이다.
왜 그런 미스 매치가 존재하는가? 대학 교육이 사회가 요구하는 서비스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요인에 기인한다.
첫째는 현재의 교육 시스템이 사회의 급속한 변화에 부응하는 교육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고 둘째는 교육의 프로세스 또한 구태의연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교육 시스템은 산업화 시대에 적합하게 개발됐다.
산업화 시대에는 수요자를 확인하는 것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수요자를 획일적인 것으로 파악하기 때문에 공급자가 알아서 대량생산 시스템을 통해 공급하는 공급자 중심 체제가 가능했다.
지식기반 사회에서는 국제화와 정보기술 발전으로 인해 경쟁이 격화되면서 수요자의 욕구가 다양하게 분출되기 때문에 맞춤 생산과 대량 생산의 장점을 합친 대량맞춤 체제로 전환한다.
이를 위해서는 세분화된 수요자들의 개별적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또한 수요자의 요구를 잘 파악했다 할지라도 수요자 요구는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이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융통성 있는 공급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한국 대학생은 미국에 비해 공부를 많이 하지 않는다는 것이 또 하나의 통설이다.
하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사정은 사뭇 다르다.
미국 대학의 졸업 최저 이수학점은 대개 120이나 한국 대학은 130으로 10학점이 많다.
미국 대학은 전공 분야의 최저 이수학점이 한국보다 훨씬 적다.
즉 전공 이외의 과목들을 많이 들어서 폭넓은 사고를 하라는 것이다.
한국 대학에서 보게 되는 세분화된 전공 분야의 과목들은 대량맞춤 체제를 위해서가 아니라 학생들의 진로가 불확실하기에 이것 저것 잡다하게 배워 두면 그 중 얼마는 도움이 되리라는 공급자의 막연한 전제 때문이다.
즉 그만큼 교육의 낭비가 생긴다.
미국에서는 취업시 학교 공부 외에 따로 학원에 다닐 이유가 없다.
하지만 한국 대학생들은 학교 공부 외에도 각종 학원에 다니면서 취업 준비를 따로 한다.
따라서 한국 대학생과 미국 대학생의 공교육에 들어가는 시간만 따진다면 한국 학생들이 덜할지도 모르지만 사교육에 들어가는 시간까지 합친다면 한국 대학생이 훨씬 공부를 많이 한다.
미국 대학생들에 비해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한국 학생들의 공부는 미래의 지성인들에게 필요한 창의력,문제해결 능력,의사 표현력 등을 위한 것과는 무관하거나 오히려 역행하는 것이라는 점에 문제의 본질이 있다.
대학 교육의 개혁과 '이태백'으로 희화화된 청년실업 문제에 대한 기존 해결책들은 대부분 산업화 사회의 모델에 근거한다.
산업화 사회를 넘어 지식기반 사회로 넘어가는 과정에서는 그에 걸맞은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즉 대학 교육의 가치창조 체계와 그를 뒷받침하는 프로세스가 지식기반 산업에 필요한 인재를 길러 냄으로써 교육 입국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하는 데 이바지해야 한다.
/서울시립대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