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 위기에 내몰린 코스닥 상장사들이 연말 잇달아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 상장 폐지 요건을 벗어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일부 종목은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모스피엘씨가 퇴출 요건을 벗어나기 위해 지난 21일 이사회에서 결의했던 2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불발로 그쳤다. 신주를 배정받기로 했던 김영호씨 등 5명의 대상자가 납입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연내 추가적인 조치가 나오지 않는다면 코스모스피엘씨는 상장이 폐지될 위기에 처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05년과 2006년 연속으로 자기자본 대비 50% 초과 경상손실을 기록했다. 만약 올해도 경상손실이 자기자본의 절반을 넘을 경우 퇴출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005년 도입된 3년 연속 자기자본 대비 50% 초과 경상손실 기업의 상장 폐지 요건에 해당하기 때문.

코스모스피엘씨측에 따르면 자기자본은 현재 148억원, 3분기까지 경상손실은 120억원에 이른다. 따라서 올해가 가기 전까지 유상증자 등으로 자기자본을 늘리거나 손실을 줄여야 한다.

코스모스피엘씨는 퇴출을 막기 위해 지난달 중순부터 145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그러나 이달 중순 납입 결과 청약률이 9.44%에 불과해 13억여원밖에 자금을 조달하지 못했다. 이후 제3자배정 방식으로 바꿔 소규모 유상증자를 다시 추진했으나 또다시 자금조달에 실패한 것이다.

회사측은 지난 10월 발생한 30억원 규모의 전 경영진 횡령 자금을 다시 받아내 경상손실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또 다시 한번 유상증자를 진행해서 자기자본을 늘릴 예정이다.

코스모스피엘씨 관계자는 "조만간 증자를 다시 시도할 것"이라며 상장 폐지 요건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할 것임을 밝혔다.

반면 엠피오는 유상증자에 성공하면서 퇴출 요건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엠피오는 전일 주주배정 유상증자 이후 나온 실권주와 단수주 전부(1486만2000주)를 이미연씨 외 50명에게 배정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10월부터 추진했던 유상증자는 청약률이 62.8%(2513만여주)였다. 증자가 완료되면 이씨의 지분율은 2.3%로 변경돼 엠피오의 최대주주가 된다.

엠피오가 순조롭게 증자에 성공하면 3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 회사측에 따르면 3분기 기준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지만, 이 정도 자금 규모면 퇴출 요건인 자기자본 대비 50% 초과 경상손실이 해소될 전망이다.

엠피오 관계자는 "4분기 결산이 진행중이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가 나오지 않았으나 이번 증자로 인해 퇴출 요건을 벗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코스모스피엘씨는 상장 폐지 우려감이 커지면서 오후 2시 23분 현재 가격제한폭(14.9%)까지 떨어진 2055원을 기록중이다. 반면 엠피오는 하루만에 반등하며 전날보다 2.34% 오른 1965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