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꾀하고 있는 가운데 하나금융그룹이 27일 두바이와 영국 런던에 진출하는 것을 골자로 한 글로벌 사업비전을 발표했다.

하나는 중국 영업망을 확충하는 동시에 러시아,캄보디아 등에서 현지 은행 인수를 추진함으로써 해외 사업 비중을 단시간에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3년 내 해외 자산 규모를 현재의 다섯 배로 늘리기로 했다.

◆2010년까지 16개국 진출

김종열 하나은행장은 27일 중국 베이징 현지 법인인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 출범을 기념해 현지 웨스틴베이징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중 두바이와 런던에 각각 사무소와 지점을 신설해 24시간 글로벌 국제 금융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금융 중심지인 미국 뉴욕과 일본 도쿄,홍콩,싱가포르 등에 있는 하나은행의 기존 해외 네트워크에 두바이와 런던을 합쳐 24시간 내내 국제 금융업무를 추진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김 행장은 또 "현재 하나은행은 해외 8개국에 나가 있지만 2010년까지 캄보디아와 러시아,필리핀,대만 등 8개국에 추가로 진출해 해외 자산 비중을 하나금융그룹 전체의 10%인 200억달러 규모까지 늘려가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재 그룹 해외 자산이 40억달러로 전체 자산의 2.5%를 차지하는 것을 감안하면 3년 내 자산 규모는 다섯 배,자산 비중은 네 배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하나은행은 최근 인도네시아의 빈탕 마눙갈 뱅크와 미국 LA의 커먼웰스비즈니스뱅크를 인수한 데 이어 러시아와 캄보디아,필리핀,대만 등 해외 현지 은행 추가 인수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중국 현지화에 총력

하나은행은 이미 진출한 국가에서는 영업망 확충에 총력을 쏟고 있다.

중국 현지 법인을 출범시킨 이유도 이런 맥락이다.

김 행장은 "현재 7개인 중국 내 하나은행 점포 수를 2012년까지 40여개로 늘릴 예정"이라며 "주로 중국의 은행과 다른 외국계 은행이 진출하지 않은 동북3성 및 산둥성을 중심으로 중국인 대상 소매금융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에서 축적한 프라이빗뱅킹(PB)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체 인구의 3%인 부유층 고객을 주 타깃으로 영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현지 법인의 납입자본금은 20억위안(약 2600억원)으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하나은행이 진출한 다른 해외 국가에 비해 자본금 규모가 10배 이상 커 공격적으로 영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 영업 효율을 높이기 위해 현지 은행은 철저히 현지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현지인 채용 비중을 꾸준히 늘려 현재 부행장과 감사 등을 비롯해 임직원의 80%가량을 순수 중국인으로 선발하고 있다.

또 내년부터 인센티브제를 도입해 성과별 임금을 지급키로 방침을 정했다.

한편 하나금융은 앞으로 홍콩에 투자은행(IB) 전문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해외 비은행 금융회사를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베이징=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