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득 한국노총위원장이 내년 1월29일 치러질 차기 위원장 선거에 불출마를 선언,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위원장은 27일 한국노총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장석춘 금속연맹위원장을 차기 한국노총 위원장으로 추천한다.

장 동지를 중심으로 단결하자"고 호소했다.

한국노총 관계자들은 이 위원장의 불출마 선언에 대해 조직 내 지지세력이 크게 줄어든 때문으로 분석했다.

3년6개월 동안 한국노총을 이끌어 오는 과정에서 외부활동은 화려할 정도로 적극적이고 박진감 넘치게 펼쳐왔지만 조직내부를 제대로 추스리지 못해 조합원들이 등을 돌리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독선적인 조직운영방식에다 주요 이슈를 추진할 때 신뢰감을 얻지 못한 점도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대선 때 조합원투표에 의해 한나라당을 정책연대파트너로 결정해 놓고도 평소 개인적 친분이 두터운 통합신당의 정동영 측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한국노총 내 한나라당 지지세력들로부터 불만을 사기도 했다.

한국노총의 한 간부는 "한국노총위원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장석춘 금속연맹 위원장에 비해 조직 내 지지도가 약하다는 점을 파악하고 아예 출마를 포기한 것"이라며 "그것이 체면을 살리고 명예퇴진하는 길로 인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위원장 선거판세가 불리할 것으로 판단한 이 위원장이 내년 총선 때 통합신당의 비례대표제로 정치에 입문하기 위해 불출마를 선언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 위원장은 그동안 대화와 타협을 통한 사회개혁적 조합주의를 주창해 한국노사관계 안정에 어느 정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일부에서 받아왔다.

특히 정부의 해외투자유치단과 함께 뉴욕 도쿄 등을 방문,한국의 노동운동이 투자유치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역설하며 외국자본의 한국투자를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 26일 시작된 한국노총 위원장 입후보자 등록은 오는 31일 마감된다.

선거인 수는 3000여명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전 700~800명 대의원을 통한 선거에 비해 4배 정도 확대된 것이다.

윤기설 노동전문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