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도 이번엔 새 주인 찾나… 공룡 사모펀드 KKR 인수 유력
국내 최대의 자동차부품업체인 ㈜만도 인수전에 세계 최대의 사모펀드(PEF)인 KKR(콜버그 크라비스 로버츠)가 뛰어들었다.특히 KKR는 만도 인수를 추진중인 미국 TRW와 컨티넨탈,지멘스,보시 등에 비해 가장 높은 인수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것으로 보인다.

만도 매각 작업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27일 "미국의 대표적인 사모펀드인 KKR가 하나금융지주를 주간사로 만도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KKR가 만도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선세이지' 측에 인수대금으로 1조2000억원 이상을 제시해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에 올랐다"며 "KKR가 단독으로 만도 인수에 나설지 혹은 다른 업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참여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리먼브러더스와 인수 자문계약을 맺은 미국의 자동차부품업체 TRW는 만도 인수대금으로 1조원 안팎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따라 만도의 대주주인 선세이지(지분율 71.03%)는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KKR를 만도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한 뒤 주식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한라건설과 협상에 들어갈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한라건설은 정몽원 회장과 회사측이 각각 9.27%씩 총 18.5%의 지분을 가진 만도의 2대주주이다.한라는 1999년 그룹 해체 당시 계열사였던 만도를 JP모건과 UBS캐피털이 합작해 만든 투자회사 선세이지에 매각하면서 만도가 다른 곳에 재매각될 경우 지분을 우선적으로 되살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일부 업계에서는 KKR가 만도의 인수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경우 한라건설이 지분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한라건설이 1조원이 넘는 막대한 자금을 마련하기 쉽지않다는 점에서다.

한라건설 측도 단독으로 만도를 인수하는 것은 힘들다고 보고 국내 재무적 투자자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앞서 TRW와 한라는 지난 10월 각각 만도를 방문,회사에 대한 실사와 경영진 면담까지 마친 상태다.

선세이지는 지난 해 만도의 최대 매출처인 현대차와 매각 협상을 벌였지만 가격차이로 협상을 중단했었다.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만도 인수를 사실상 포기하고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를 통해 브레이크 부문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며 "KKR가 만도 인수에 한발짝 다가선 형국"이라고 설명했다.제동 및 조향 장치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만도는 지난해 1조5822억원의 매출에 828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금속산업노조 만도 지부는 사모펀드인 KKR로의 매각에 반대하는 투쟁에 돌입할 방침이어서 진통이 예상된다.만도 노조는 "회사가 다시 투기자본으로 매각될 경우 고용불안은 물론 국부유출마저 우려된다"며 강력한 투쟁방침을 밝혔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