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부샤부'는 몽골 사람들이 먹었던 '칭기즈칸' 요리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13세기 칭기즈칸이 정벌 전쟁을 치르면서 철제 투구에 물을 끓이고 즉석에서 양고기와 야채를 익혀 먹은 데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샤부샤부와 칭기즈칸은 엄연히 다른 요리일 뿐 아니라 몽골에는 '칭기즈칸'이라는 요리 자체가 없다.

몽골 사람들은 채소를 잘 안 먹을 뿐더러 즉석에서 한두 점씩 담가 먹는 방식을 외국의 것으로 알고 있다.

몽골의 일부 음식점에서 파는 샤부샤부는 역수입된 것이다.

'칭기즈칸'이라고 부르는 요리는 중국 북부에서 원래 양고기와 야채를 넓은 철판에 볶는 요리였다.

일본이 만주를 지배하던 시대에 이 요리를 몽골의 요리로 착각하고 칭기즈칸이라 부른 듯하다.

칭기즈칸 요리는 일본에서 현재의 '스키야키'(철 냄비에서 쇠고기를 양념해 익혀 먹는 요리)로 발전했다.

미국에서 '몽골리안 바비큐'라고 부르는 것도 칭기즈칸 요리의 일종이다.

샤부샤부는 1950년대 일본 오사카의 '스에히로'라는 식당에서 처음으로 이름을 붙여 상표 등록까지 했다.

다만 상표 등록을 '고기의 샤부샤부'라고 해 '샤부샤부'를 다른 식당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름은 재료를 넣을 때 나는 소리 '살짝살짝' 또는 '찰랑찰랑'이란 일본어 의태어에서 온 말이다.

샤부샤부는 여름철에 불고기가 잘 팔리지 않아 이를 대체하기 위한 음식으로 고안했다고 한다.

모양이나 요리 방법이 중국의 대표적 냄비 요리인 '훠궈'를 많이 닮아 이를 흉내 낸 듯하다.

◆삼다가(031-705-9973)=일반적으로 샤부샤부용 고기는 주로 한우 등심 같은 쇠고기를 사용하지만 이곳에서는 돼지고기를 이용한 샤부샤부를 맛볼 수 있다.

돼지고기 샤부샤부는 돼지고기 질이 좋은 일본이나 제주도에서만 가능한 음식이다.

이곳은 제주산 흑돼지의 목심 부위를 사용한다.

얇게 저며 둘둘 말아져 나온 돼지고기가 흡사 쇠고기로 보인다.

야채와 가쓰오부시로 우려낸 육수에 신선한 야채를 먼저 넣어 익힌 뒤 고기를 넣는다.

쇠고기와는 다른 쫄깃쫄깃한 육질의 맛을 느낄 수 있다.

1인분 1만2000원으로 가격도 저렴하다.

다 먹은 뒤 육수에 면과 만두 등을 넣어 식사로 마무리한다.

여기서는 닭고기 샤부샤부도 맛볼 수 있다.

닭백숙을 주문하면 식당 옆에 있는 닭장에서 바로 잡아 요리해 준다.

닭 요리를 코스로 내 주는데 날것으로 나온 가슴살과 모래주머니를 육수에 데쳐 샤부샤부로 먹는다.

이어 백숙이나 닭도리탕이 서비스된다.

토종닭 중에서도 가장 맛있는 80여일 자란 것만 사용해 쫄깃쫄깃한 닭고기의 맛이 일품이다.

식사로 나오는 녹두죽도 좋다.

중자가 4만원,대자가 4만5000원이다.

판교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가깝다.

장소가 외져 손님이 그리 많지 않다.

판교IC에서 남서울 골프장 방면으로 가다가 낙생고교 직전 우회전해 3㎞ 정도 가면 '두밀 지하차도'가 나온다.

이곳을 300m 정도 지난 뒤 왼쪽으로 '비보호 좌회전'해 들어간다.

표지판이 제대로 돼 있지 않아 그냥 지나칠 수 있다.

'삼다가'는 분당 궁내동에 있는 '제주산 흑돼지 전문점'과 같은 곳이다.

'궁내동 삼다가'는 흑돼지 오겹살 항정살 등갈비구이 등으로 일대에서 인기가 높다.

◆새벽집(02-546-5739)=서울 강남에서 고깃집으로 유명한 곳이다.

평범한 식당 분위기이지만 고기를 먹으려는 사람들로 북적대는 곳이다.

이곳은 한우 등심으로 만든 샤부샤부가 훌륭하다.

1인분에 2만5000원으로 양이 넉넉해 추가할 필요가 없다.

야채를 넣고 고기를 살랑살랑 익혀 먹는 맛이 좋다.

소스에는 청양고추와 홍고추가 잘게 썰어져 있다.

고기와 야채를 찍어 먹으면 매콤한 뒷맛을 준다.

한우 암소만을 전문으로 파는 집이라 고기의 질이 믿을 만하다.

샤부샤부를 다 먹고 나면 국수 사리(5000원)를 추가해 먹는다.

맨 마지막에 남은 국물은 그야말로 진국이다.

고기와 야채,국수가 어우러진 국물은 남김 없이 먹어 줘야 한다.

이곳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매일 200포기의 김치를 담근다고 한다.

숙성시킨 신김치를 입에 넣으면 신맛으로 눈을 질끈 감게 되지만 그 맛에 끌려 젓가락이 계속 간다.

겉절이 김치도 맛있게 잘 담궈 내놓는다.

24시간 운영한다.

워낙 손님이 많아 소란스럽다.

◆일품당(02-733-4949)=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뒤편에 있다.

테이블마다 1인용 냄비가 마련돼 있다.

식탁에 불 조절판이 딸려 있어 개인 취향대로 먹으면 된다.

야채와 쇠고기가 나오는 '일품 샤부샤부'와 '버섯 샤부샤부'는 1만6000원,'해물 샤부샤부'는 2만원이다.

콩나물 배추 버섯 등 야채를 먼저 넣은 뒤 부글부글 끓으면 쇠고기를 넣어서 함께 먹는다.

'해물 샤부샤부'에는 낙지,게,홍합,조개,꼴뚜기 등이 나온다.

야채와 함께 소스에 찍어 먹으면 입에 잘 맞는다.

맵게 먹고 싶으면 다대기 양념과 마늘을 첨가하면 된다.

나중에 면 사리와 함께 국물을 먹으면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

일본식 불고기 요리인 '스키야키'(1만8000원)도 판다.

◆방비원(02-362-3355)=서울 서대문구 대신동 연세대 동문회관 옆에 있다.

문을 연 지 15년 된 이곳은 '칭기즈칸(샤부샤부)'을 전문으로 낸다.

야채 한 접시와 고기는 커다란 접시에 1인분씩 얇게 저며 나온다.

야채를 넣은 다음 고기를 한꺼번에 넣어 버려 좀 아쉽다.

그렇게 하면 샤부샤부의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없다.

손님이 직접 고기를 조금씩 넣어 살짝 익혀 먹는 것이 훨씬 맛있다.

1인분에 3만원으로 가격이 비싼 것이 흠이다.

5000원을 추가하면 식사용으로 국수나 죽을 만들어 준다.

반찬으로 나오는 백김치가 맛나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